국제 미인대회 무대에서 쿠데타 군부를 비판했던 미스 미얀마 한 레이(22·사진)가 캐나다로 망명했다.
27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한 레이는 난민 지위로 캐나다 망명을 허가받았다. 소식통은 그가 이날 밤 태국을 떠날 예정이며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토론토로 간다고 밝혔다.
2020 미스 미얀마인 한 레이는 지난해 3월 방콕에서 열린 미스 그랜드인터내셔널 대회 결선 무대에서 국제사회에 미얀마의 참상을 전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한 레이는 “오늘도 미얀마에서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미얀마를 제발 도와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발언 이후 한 레이는 군사정권의 처벌을 피해 태국에서 생활해왔으나 비자 갱신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하고 태국으로 돌아가다 지난 21일 입국을 거부당했다. 태국 이민국은 입국 거부 사유로 여권에 이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가 여권을 무효로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한 레이는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억류돼 미얀마로 강제 추방될 위기에 처했다. 그는 유엔난민기구(UNHCR)를 통해 망명을 추진해 일주일 만에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국으로 송환되면 처벌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미얀마 군부는 공개적으로 군정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한 레이를 반역죄로 기소하고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2월 1일 쿠데타 이후 군부정권에 반대하는 유명인을 탄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반 쿠데타 거리 시위에 참여한 모델 겸 배우인 빠잉 다곤에 징역 3년 형을 선고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