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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봉쇄 지쳤다, 인내심 바닥”…비판 통제된 中 시위 잇따라


중국의 IT 기업이 몰려 있는 광둥성 선전시에서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확정을 앞두고 사회 안정에 매달리고 있는 중국은 이례적인 시위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28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선전 사웨이 등 일부 지역에서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봉쇄를 해제하라”, “자유를 달라”고 외쳤다. 방호복을 입은 경찰을 향해 물병을 던지며 격렬하게 항의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명보는 시위하러 나온 사람들이 수천 명이었고 이들을 막기 위해 경찰 수백 명이 투입됐다고 전했다.

인구 1800만명의 선전시에선 지난 25일 코로나19 감염자가 10명 나왔다. 선전시 당국은 푸톈구 등 14곳을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해 주민들을 주거 단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다. 사웨이 지하철역도 폐쇄됐다. 지금까지 6차례 봉쇄를 겪었던 주민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항의 시위를 벌인 것이다.

선전의 시위 영상은 홍콩과 대만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중국 매체와 온라인상에서는 관련 소식을 찾아볼 수 없다. 중국은 공산당과 정부에 불리하거나 반대하는 여론을 차단하기 위해 댓글 실명제 도입 등 온라인 검열을 강화하고 있다. 다음 달 16일 개막하는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검열은 더 강화됐다.

중국에서 사람들이 모여 정부 정책을 비판하거나 항의 시위를 벌이는 건 드문 일이다. 그러나 시 주석이 업적으로 내세우는 제로 코로나를 달성하기 위한 고강도 방역 정책이 2년 반 넘게 이어지면서 이에 따른 불만이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허베이성 옌자오에선 지난 6월 수천 명의 주민들이 베이징으로 통하는 바이먀오 검문소 앞에 모여 ‘통근 허용’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옌자오는 베이징과 톈진 등 인근 대도시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때마다 수시로 봉쇄돼 주민 불만이 극에 달해 있는 상태다. 올해 상반기 두 달 넘게 도시 전체가 봉쇄됐던 상하이에서도 임대료 반환 시위가 벌어졌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