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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손 탈환 젤렌스키 “러, 기반시설 모두 파괴”


우크라이나가 남부 요충지 헤르손시를 되찾았지만 도시의 주요 기반시설이 모두 파괴된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군이 철수하며 통신·수도·난방·전기 관련 시설을 모두 파괴한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화상연설을 통해 헤르손의 기반시설 파괴 소식을 전하며 “(러시아군은) 어디서든 최대한 굴욕감을 준다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고 비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그러나 우리는 모든 걸 회복할 것”이라고 했다.

전날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헤르손에서 철수해 드니프로강을 건너가자 시가지에 진입했다. 전쟁 초기였던 지난 3월 초 빼앗겼던 헤르손을 8개월 만에 수복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헤르손시를 비롯해 헤르손주 내 60개 이상의 정착지에서 통제권을 회복했다”고 선언했다. 또 “헤르손의 수복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도네츠크를 거점으로 맹렬한 공세를 퍼부은 러시아군에 우리 군이 사력을 다해 맞서 싸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헤르손은 2014년 강제병합된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세력이 장악한 도네츠크·루한스크주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우크라이나군이 도심에 진입하자 헤르손 시민들은 비옥한 영토와 푸른 하늘을 상징하는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나와 환영했다. 시민들은 ‘슬라보 우크라이나’(Slavo Ukraina·우크라이나에 영광을)를 외치며 국가를 불렀다. 건물 외부 곳곳엔 국기가 내걸렸다.

중앙광장과 거리로 몰려나온 시민들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보자 포옹하며 수복의 기쁨을 나눴으며 일부 시민은 들고나온 국기에 군인들의 사인을 받기도 했다. 한 우크라이나 주민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다시 자유를 느낀다. 우리는 노예가 아닌 우크라이나인”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기와 상수도가 끊겨 난방도, 마실 물도 부족한 상황이지만 조국을 되찾은 헤르손 시민들의 기쁨은 누그러지지 않았다”고 타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헤르손의 많은 사람이 죽음과 실종 등 전쟁 트라우마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WP는 28세 아들이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러시아 보안군에게 끌려갔다는 60대 여성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 여성은 “벌써 3개월이 흘렀지만 아직 아들의 생사조차 모른다”고 증언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