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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 연준 올 마지막 ‘빅스텝’은 유력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1%로 5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도 낮아지며 최악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벗어난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다만 지표 자체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방향이 전향적으로 바뀔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은 13일(현지시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1월 CPI 상승률이 7.1%로 지난 10월(7.7%)보다 0.6% 포인트 낮아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다. 지난 6월 고점(9.1%) 이후 내림세도 지속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 CPI도 6.0%로 나타났다.

특히 CPI와 근원 CPI 모두 시장 기대치(각 7.3%, 6.1%)보다 수치가 낮아지며 미국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JP모건은 “인플레이션의 근본적인 추세가 완화되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전날 발표한 11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에서도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2%로 10월 조사 때보다 0.7% 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다.

소비자 심리를 누그러뜨린 건 휘발유와 식료품 가격 하락이다. 실제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 전역의 보통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245달러로 1년 전(3.330달러)보다 낮아졌다. 지난 6월 고점 당시인 갤런당 5.016달러보다 35% 이상 싸다. 현재 휘발유 가격이 1년 전보다 낮은 지역은 미국에서 34개 주에 달한다. 앤드루 그로스 AAA 대변인은 “추세가 계속되면 많은 주에서 내년 초까지 평균가격이 갤런당 3달러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 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1년 후 집값 상승률 전망치는 전월보다 1.0% 포인트 하락한 1.0%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향후 1년간 임금상승률 전망치 역시 전월보다 0.2% 포인트 낮아진 2.8%로 집계됐다.

인플레이션이 주춤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보다 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높은 수준의 임대료와 유럽발 에너지 위기, 중국의 경기 재개에 따른 소비 확대 등 변수도 남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몇 달간 눈에 띄게 줄어들 것으로 보지만 급격한 하락을 예측하진 않는다”고 했다.

이에 따라 연준도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속도 조절을 하는 셈이지만 여전히 높은 인상 폭이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