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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1월 소비 깜짝 급증…“고용회복과 온화한 날씨 효과”


미국의 지난 1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3% 증가했다. 차량, 가구, 의류, 외식 등 대부분 분야에서 지출이 크게 증가했다. 고용 성장으로 구매력이 회복됐고, 상대적으로 온화한 날씨 덕도 봤다. 미국의 소비 증가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를 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 상무부는 1월 소매 판매가 전월보다 3% 증가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9%)를 1.1% 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2021년 3월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지난해 11·12월 1.1%로 주저앉은 미국 소비가 새해 들어 되살아난 셈이다.

분야별로는 식음료(7.2%)와 자동차 및 부품(5.9%), 가구(4.4%) 등 부문에서 급증세를 보였다. 휘발유와 자동차를 제외한 근원 소매 판매도 전월보다 2.6% 늘었다. 백화점 매출은 17.5%나 증가했다. 지난해 연말 연휴 쇼핑 시즌에 참았던 소비를 1월 분출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노동시장과 임금상승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했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51만7000개가 늘어났고, 실업률은 3.4%로 5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상품가격이 냉각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1월 직불 및 신용 카드 고객의 가구당 지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했다”고 밝혔다.

소비는 미국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해 경제 건전성을 평가하는 척도로 받아들여 진다. 고용과 소비 지출의 동시 증가는 경제 회복의 강력한 증거다.

WSJ는 “최근의 증가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연준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었다”며 “연준은 오는 3월 금리를 다시 인상할 전망이며, 성장 증가로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월 소매 판매의 증가는 물가 급등에도 소비자들의 탄력성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기업들에는 희소식이지만 연준에는 걱정거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 회복이 추세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키어런 클랜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월 소비 강세의 상당 부분은 계절에 맞지 않는 따뜻한 날씨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몇 달 안에 역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 국립해양대기청 국립 환경 정보 센터에 따르면 지난 1월 미국 평균 기온은 역대 6번째로 따뜻했다. 코네티컷, 메인, 매사추세츠, 뉴햄프셔, 뉴저지,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등 주는 사상 최대로 따뜻한 1월 날씨를 기록했다.

ING는 “가계소득은 여전히 압박을 받고 있다. 날씨가 정상화되면서 2월에는 조정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연준이 오는 3월과 5월 금리 인상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상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