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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0’…시진핑 만장일치로 中국가주석 3연임 확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당·정·군을 모두 장악한 ‘21세기 황제’로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2018년 3월 헌법 개정으로 국가주석 연임 제한을 철폐하며 시작된 장기 독재 체제가 완성됐다.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에서 총투표 수 2952표 중 반대와 기권이 없는 만장일치로 임기 5년의 국가주석 및 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선출됐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래 국가주석 3연임을 한 최고 지도자는 시 주석이 유일하다. 시 주석은 2012년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당 총서기 및 당 중앙군사위 주석에 오른 뒤 2013년 전인대에서 처음 국가주석에 선출됐고 2018년 재선에 이어 올해 3연임까지 성공했다.

이날 전인대 회의는 견제 대상이 없는 시 주석의 막강한 권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국가주석 및 국가중앙군사위 주석 표결에 참여한 전인대 대표 2952명 중 단 한 사람도 반대나 기권표를 던지지 않았다. 2018년에도 만장일치였고 2013년에는 반대 1표, 기권 3표가 나왔다. 전인대 대표들은 시 주석이 만장일치로 선출됐다는 발표가 나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힘껏 박수쳤다.

중국 권력 서열 3위의 전인대 상무위원장에는 시 주석의 반부패 사정을 총지휘해 ‘칼잡이’로 불리는 자오러지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선출됐다. 자오 위원장은 시 주석과 동향인 산시성 출신으로 공산당 조직부장을 지내 당내 인사를 꿰뚫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쩌민계 상하이방 출신으로 퇴진 가능성이 거론됐던 한정 부총리는 국가부주석에 선출됐다. 그는 중국 공직 사회의 불문율인 ‘7상8하’(67세면 유임하고 68세면 은퇴)에 걸려 지난해 20차 당 대회 때 중앙위원회 위원 명단에서 빠졌지만 부주석으로 권력 일선에 복귀했다. 시진핑 집권 1기 반부패 선봉장으로 활약했던 왕치산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부총리에서 물러났다가 2018년 3월 국가부주석이 된 전례를 그대로 밟은 것이다. 한 부주석과 자오 위원장 모두 반대·기권 없는 만장일치였다.

마오쩌둥 이래 가장 강력한 지도자인 시 주석이 이끌 향후 5년은 중국에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은 미국과의 경쟁, 대만을 둘러싼 긴장 고조, 인구 고령화에 따른 경제적 영향 속에서 중국 고유의 발전 모델이 작동하고 있음을 확신시키기 위해 중국을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이 집권 3기 최고 지도부를 측근들로 채운 만큼 책임 또한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전인대는 이날 정부 조직인 국무원 과학기술부를 당 중앙과학기술위원회로 개편하고 국가데이터국을 신설하는 내용의 국무원 및 국가기구 개편안도 의결했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이 불붙은 첨단 과학기술과 데이터 활용 등 핵심 분야를 당 최고지도부가 직접 챙기겠다는 취지다. 올해 양회(兩會·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선 당의 지휘 권한은 강해지고 정부 역할은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당강정약’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11일에는 시 주석의 최측근인 리창 정치국 상무위원을 국무원 총리로 선출하는 표결이 진행된다. 시 주석 1인 독주 분위기를 감안하면 리 상무위원 역시 만장일치로 총리에 오를 전망이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