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막대한 탄약 소비율이 예상된다고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중국의 핵 능력 확대를 외부에서 저지할 방법은 없다고 우려했다.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은 29일(현지시간) 하원 군사위에서 “우크라이나에서의 큰 교훈은 제한된 지역적 전쟁에서의 믿기 어려운 재래식 탄약(munition) 소비율”이라며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거나 미국과 러시아,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 간 전쟁이 있다면 (탄약) 소비율은 엄청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1억1100만 발 이상의 소형 무기 탄약을 제공했다. 미국을 비롯해 54개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포탄은 200만 발이 넘는다.
밀리 의장은 “우리는 진짜 비상사태에 대비해서 비축 물량이 준비돼 있는지 확실히 하고 있다”며 “우리는 생산 능력에 대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리 의장은 또 “북한이나 이란처럼 작은 규모로 (핵 능력을) 진전시키는 국가들이 있다”면서 “그래서 통합 방공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태평양에 일본에서 시작되는, 레이더와 센서를 갖춘 다층 방어 시스템이 있다”며 “서태평양에서 캘리포니아까지 센서 시스템이 있으며, 북한에 관여(engage)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밀리 의장은 “중국이 향후 10~20년에 걸쳐 가질 것으로 예측하는 핵 개발 프로그램을 늦추거나 저지하거나 파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외부에서 그것을 막을 수 있는 레버리지는 거의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번 세기 중반(mid-century)까지 미국과 동등하고 군사적으로는 우월한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밀리 의장은 다만 “분명한 전략적 안정성은 확고한 2차 타격 능력에 달렸는데 우리는 의문의 여지 없이 그것을 보장할 수 있다”며 “(현시점에서 중국의 핵 능력은) 미국에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밀리 의장은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 강화에 대해 “진정하고 완전한 동맹으로 부르지는 않겠지만,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 간의 결속력 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여기에 이란까지 추가해서 이 세 나라는 향후 수년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밀리 의장은 “미군은 능력 면에서 다양한 위기 상황에 맞춰 많은 곳에서 전투를 할 수 있다”며 “그러나 강대국과 심각한 분쟁 시에 중국과 러시아를 함께 상대해야 한다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