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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여파… 미 달러화 가치 2년 만에 최고 수준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거의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다른 나라의 회복세보다 빠를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6개국 통화에 대한 미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월스트리트저널 달러지수’는 이날 0.6% 하락했지만, 최근 15거래일 가운데 13일 동안 상승하면서 2020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달러 가치는 올해 들어 일본 엔화에 대해 10% 이상 상승했고, 유로화에 대해서도 5% 넘게 오르면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인 지난 2020년 3월 수준을 회복했다.

달러 가치 상승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연준이 15년여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에 힘입어 미 국채 수익률도 수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이체방크의 짐 리드 리서치 헤드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미국 가계의 현금이 30년 만에 처음으로 순부채가 제로(0)로 무너지면서 부채를 초과했다”면서 “연준은 가계의 건전한 대차대조표를 고려할 때 소비 수요를 둔화시키고 물가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훨씬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경제성장이 위협받는 상황도 반영됐다. 전쟁에 따라 안전자산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도 달러 가치 상승에 일조했다는 설명이다.

바클리스의 크리스틴 매클라우드는 “통상 위험을 피해야 하는 상황이거나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양호할 때 달러의 가치가 오른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 두 가지 상황이 함께 나타나면서 달러 가치를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달러 강세를 주식시장 약세, 프랑스 대통령 선거와 같은 일회성 이벤트로 분석하며 달러 강세가 올해 꺾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미국 경제지표가 나빠지거나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에서 발을 빼지 않는 한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모건스탠리는 자산운용사 등이 다른 통화에 비교해 달러화 더 많이 사들이고 있다는 이유로 이는 달러화와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견고한 낙관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