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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선 트럼프, "몇개 제안한 적 있다" .. 자산부풀리기 일부 시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늘(6일) 자산가치 조작 의혹 민사 재판에 나와 과거 재무제표 작성 과정에서 가치 평가에 일부 개입했음을 인정했다고 A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이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회사의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데 직접 관여했는지에 대한 검찰 측 추궁에 내가 한 일은 회계사들이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데 필요한 것을 주도록 사람들에게 말하고 승인한 것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회계사들이 작성한 재무제표 기록에 대해 내가 보고, 어떤 경우에는 몇 가지 제안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맨해튼 북쪽에 있는 대규모 부동산 '세븐 스프링스'에 대해 기존에 평가된 가치가 "너무 높다고 생각했다"며 재무제표상 가치를 다시 낮춘 사실을 인정했다.

뉴욕타임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진술이 재무제표 작성에 본인이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기존 주장을 약화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짚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무제표에 기록된 면책 조항을 들어 자산 조작 의혹을 방어했다.

그는 2011∼2017년 재무제표에 부풀려진 자산이 있는 것을 알고 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면책 조항을 거론하며 내가 이 진술에 너무 몰두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조항이 재무제표의 첫 페이지에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어떤 법원에서든 면책 조항을 인정할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여기서 소송을 해서는 안 되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재무제표에 트럼프타워 펜트하우스가 실제 크기의 3배로 기재된 이유를 묻는 검찰 측 질문에도 우리가 실수했을 수 있다고 답했다가 다시 건물의 지붕 면적을 추가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 우리는 뉴욕주 검찰총장으로부터 소송당하지 않아도 되는 면책 조항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검찰은 법원에 낸 고소장에서 이 재무제표의 면책 조항에 대해 회계사들이 보다 엄격한 감사 업무를 수행하는 데 준수해야 할 특정 의무를 면제해 줄 수는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등에게 허위 및 오해의 소지가 있는 자산평가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서도 검찰과 판사를 향한 공격적인 언사를 이어갔다.

그는 재판 초반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을 향해 이것은 정치적 마녀사냥이고, 그는 스스로에 대해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또 이 재판을 맡은 맨해튼지방법원의 아서 엔고론 판사에 대해 그는 나를 사기꾼이라고 불렀고,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며 사기는 내가 아니라 법원에 있다고 주장했다.

엔고론 판사는 정식 재판 시작 전인 지난 9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은행 대출 등을 위해 보유자산 가치를 부풀리는 사기 행각을 벌였다고 일부 혐의를 인정한 바 있다.

엔고론 판사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광설이 이어지자 발언을 짧게 해달라고 여러 차례 주의를 줬고, 독백에 가까운 진술 일부는 기록에서 지우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엔고론 판사는 이것은 정치집회가 아니라면서 낭비할 시간이 없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자제시키기도 했다.

이번 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는 형사재판 4건과는 무관한 별개의 민사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