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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르펜 득표율 41.46%… 프랑스 분열의 서막?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승리로 끝난 프랑스 대통령선거에서 마린 르펜 국민연합 후보는 결선 투표 하루 전 드러난 ‘러시아 자금줄’ 악재에도 41.4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마크롱 대통령(58.54%)과 득표율 차이는 17.08%포인트. 2017년 대선 당시 32.2%포인트였던 득표율 간격은 불과 5년 사이에 절반 수준으로 좁혀졌다.

르펜 후보는 24일(현지시간)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에서 40%를 상회한 득표율을 언급하며 “눈부신 승리”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희망을 봤다”고 했다. 선거에서 졌지만, 앞으로 당세를 키울 동력을 얻었다는 얘기다.

국민연합은 국가주의와 반세계화를 외쳐온 극우 정당이다. 전신은 국민전선. 르펜 후보의 아버지 장마리에 의해 1972년 창당된 정당이다. 2018년 전당대회에서 당명이 국민연합으로 변경됐다. 국민연합은 국민전선 시절인 2017년 대선을 마치고 한 달 뒤 이어진 총선에서 하원 의석 577석 중 8석만을 얻을 만큼 ‘비주류 정당’으로 꼽혀왔다. 이제 르펜 후보의 득표율에서 확인된 지지층을 기반으로 오는 6월 총선에서 의석수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동맹국을 포함한 서방 세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중 열린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우선 안도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의 연임을 확인하자마자 트위터에 “재선을 축하한다. 프랑스는 우리의 가장 오래된 동맹이며 세계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 협력국”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르펜 후보의 높은 득표율은 앞으로 프랑스에서 극우 세력의 팽창, 이에 따른 분열을 일으킬 잠재적 위험을 예고한다. 미국 뉴스채널 CNN은 “프랑스 대선 결과가 서방 세계에 안도감을 주는 동시에 경고도 보내고 있다”며 “르펜 후보가 프랑스에서 강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로 남을 것이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르펜 후보의 패배로 ‘푸틴의 전쟁’에 대한 프랑스의 적대적 기조가 유지되겠지만, 앞으로 프랑스에서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다”며 “동맹국들은 42%에 가까운 프랑스 유권자들이 반대편에 놓인 후보(르펜)를 지지했다는 사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