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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마틴 루터 킹 Jr. 목사 관련 비밀 문서 전격 공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끌고 있는 연방정부가 마틴 루터 킹 Jr. 목사 암살 사건과 관련해서 FBI 감시 문건 등 총 23만 페이지에 달하는 기밀 문서를 공개했다.

이 문건들은 지난 1977년부터 법원의 명령에 따라 일반에 비공개로 유지돼 왔던 비밀 문서들이다.

마틴 루터 킹 Jr. 목사의 유족들 중에서 생존하고 있는 자녀인 마틴 루터 킹 3세와 버니스 킹은 이번 공개에 대해 강하게 우려를 표하며 반대했다.

생존 자녀들은 아버지의 명예와 유산을 훼손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두 사람은 또한 이 문서들이 공개된 배경과 당시의 역사적 맥락을 함께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틴 루터 킹 Jr. 목사는 1968년 4월 4일,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39살의 나이로 암살당했다.

이후 전과가 있던 제임스 얼 레이가 범행을 자백하고 99년형을 선고받았지만, 이후 범행을 부인하며 음모론을 제기해 암살 관련해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마틴 루터 킹 Jr. 목사 유족 측은 1999년 민사 재판에서 나온 결과를 인용하며, 킹 목사가 단독 범행이 아닌, 거대한 음모의 희생자였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공개는 킹 목사 외에도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로버트 F. 케네디 상원의원 등 당시 다른 암살 사건 관련 문건도 포함돼 있으며, 정보국(DNI), FBI, 법무부, CIA, 국립문서보관소 등 여러 관련 기관들의 협조 아래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파멜라 본디 연방 법무부 장관은 이번 공개와 관련해 수십 년간 묻혀 있던 자료들이 이제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공개돼야 한다며 국민이 역사 속 어두운 진실에 접근할 자격이 있다고 언급했다.

파멜라 본디 법무부 장관의 발언이 미묘해 파장이 일고 있지만 일부 역사학자들은 이번 공개가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킹 목사 전기 작가 데이비드 개로우는
이번 문서 대부분이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공개된 정보들과 비교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전하며 크게 논란이 될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성년자 성매매 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해 최근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미루면서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갑자기 마틴 루터 킹 Jr. 목사 기밀 문서를 공개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권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는 이번 킹 목사 문서 공개에 대해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된 여론을 모면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라고 비판했다.

반면 킹 목사의 조카 알비다 킹은 이번 공개에 대해 투명성을 위한 의미 있는 조치라고 평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보국장에게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킹 목사의 암살범 제임스 얼 레이는 범행 직후 해외로 도주했다가, 범행 1년여 만인 1969년 미국으로 송환돼 형을 선고받았고, 1998년 교도소에서 70살의 나이를 끝으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