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IS)와 연계된 남성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계획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됐다. 포브스, 블룸버그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간) 미연방수사국(FBI)이 지난 3월 오하이오주 남부법원에 접수한 영장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영장에 따르면 용의자는 이라크 국적자 시하브 아흐메드 시하브다. 그는 2020년 9월 방문 비자로 미국에 입국했고, 지난해 3월 망명을 신청했다. 이후 부시 전 대통령 암살을 위한 구체적 계획이 진행됐다. 그는 텍사스주 댈러스와 크로퍼드에 있는 부시 전 대통령 자택과 사무실 등으로 이동해 보안을 점검하고 동영상을 녹화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FBI는 영장에서 “부시 전 대통령의 거주지 및 사무실을 찾아 감시하고 암살에 사용할 화기 및 차량을 확보하는 것이 용의자의 임무였다”고 설명했다.
시하브는 전직 첩보원 2명을 비롯해 4명의 이라크인으로 암살조를 조직했고, 이들을 멕시코를 통해 부시 전 대통령이 살고 있는 미국 텍사스주로 밀입국시키려고 했다. 가짜 FBI나 경찰 배지를 구하는 법을 수소문하기도 했다. FBI는 “헤즈볼라와 관련된 2명을 각각 5만 달러 수수료를 받고 미국으로 밀입국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들을 포함해 최소 7명이 암살에 동원됐을 것으로 FBI는 판단했다. FBI는 정보원 제보와 시하브의 온라인 메신저 왓츠앱 계정 감시 등으로 이를 발각했다.
시하브는 “부시 전 대통령이 2003년 미군 침공 이후 많은 이라크인을 살해하고 국가를 분열시킨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부시를 암살하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인 2003년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MD)를 가지고 있다며 이라크를 침공했으나 WMD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미 법무부는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 사는 한 이라크 시민이 조지 전 대통령 살해를 음모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