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m News

“불안정한 직업 싫어요”…‘노동력 부족’ 시달리는 외국항공사들


전세계가 코로나19 입국 규제를 완화하며 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지만 외국 항공사들은 전례 없는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여행 산업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항공사들은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여행 수요 감소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항공 업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십만명의 근로자를 해고해왔다. 호주 시드니국제공항은 코로나19 팬데믹 전에는 약 3만3000명이 일하던 곳이었지만 지난 3년 동안 절반 가까운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제프 컬버트 시드니국제공항 CEO는 “현재 모든 공항과 항공사에 직원이 부족한 상태”라며 “우리는 이전만큼 일하기에 매력적인 직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해고를 당한 직원들은 더 안정적인 직업으로 이직을 했으며 그들에게 다시 공항으로 돌아와달라고 요청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는 게 입증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싱가포르 경비 업체 서티스 그룹은 공항 보조 경찰관에게 계약 보너스로 2만5000천 싱가포르 달러를 지급한다. 기본 월급의 약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현재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은 공항 경비원부터 케이터링 직원까지 약 6600명의 근로자를 모집하고 있다.

독일 최대 항공사 루프트한자도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 옌스 리터 루프트한자 CEO는 지난주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뮌헨과 프랑크푸르트의 항공편 결항에 대해 사과하며 “팬데믹 기간 동안 많은 사람이 항공사를 떠나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찾았다”며 “공항은 심각한 직원 부족을 겪고 있으며 새로운 직원을 고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전세계 항공사에서는 직원 부족으로 비행기 탑승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오리어리 CEO는 인력 부족 해결을 위해 영국 군인에게 도움을 빌렸으며, 호주 콴타스항공에서는 성수기인 7월 휴가 동안 본사 직원들이 공항 자원봉사자로 근무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급격히 오르고 있는 물가와 경제 불황 등으로 현재의 여행 수요가 실제로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고 전했다. 비행 컨설턴트사 R.W. Mann의 로버트 만 대표는 블룸버그통신에 “6월부터 8월까지 북반구 여행 성수기가 끝나고 사람들이 학교나 직장으로 돌아가면서 계절적 수요 감소까지 더해지면 현재의 여행 수요가 파괴될 수 있다”며 “항공사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는 19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리는 제78회 국제항공운송협회 연례총회에서 항공사들의 직원 부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