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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번엔 주거비 상승 복병… 인플레 압력 잦아들지 않는다


물가 잡기에 총력 대응을 하고 있는 미국이 주거비 상승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유가 하락이 시작되고 있지만 주거비 상승이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4.655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14일 5.016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한 달 가까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유가도 떨어졌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은 4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95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치솟는 주거비가 인플레이션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으로 떠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급등하는 주거비용이 올해 인플레이션을 지속 끌어올리게 돼 있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하는 신호를 찾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또 다른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때 선호하는 지표 중 하나인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PCE)에서 주거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에너지와 식품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뺀 근원CPI에서 주거비용은 30~40%를 차지한다.

문제는 6~9개월 전 임대료가 현재 물가지수에 반영되는 구조에 있다. 지난해부터 급등하기 시작한 임대료 수치가 최근 인플레이션 수치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주택 가격이 치솟는 과정에서 매매시장에서 밀려난 소비자들이 대거 임대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임대료가 덩달아 오르기 시작했고, 올해도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 온라인 부동산중개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지난달 임대료는 1년 전보다 14% 인상됐다. 뉴욕주 임대료 중위값은 4157달러로 1년 전보다 26.5%나 올랐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도 3812달러로 13.9% 상승했다.

주거비 상승은 인플레이션 수치에 반영되지만 동시에 소비자 지갑을 얇게 하는 요인이어서 경기침체 가능성도 높인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