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의 전철역에서 “치한을 피하려면 뒤쪽 칸을 이용해달라”는 취지의 안내 방송이 나와 논란이 불거졌다.
일본 아사히신문의 지난 8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8시45분쯤 출퇴근길 혼잡으로 유명한 도쿄 신주쿠역의 JR 사이쿄선 승강장에서 한 역무원이 “차량 내에 치한이 많이 계신다. 당하고 싶지 않은 여성은 뒤 칸으로 이동하라”는 안내를 했다.
당시 현장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면 역무원은 확성기를 들고 “방범 카메라를 많이 설치했지만 치한이 많이 ‘계신다’”며 “당하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뒤 칸을 이용해 주시길 바란다”고 외친다.
열차를 기다리고 있던 승객의 상당수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보였으며 일부 여성들은 실제로 열차의 뒤쪽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이 안내 방송은 SNS를 통해 퍼졌고 역무원의 언행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 장면을 촬영한 한 시민은 “(문제의 안내 방송은) 승강장에 서 있는 남성들 가운데 일부는 반드시 치한일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며 “또한 성추행을 당하고 싶지 않으면 여성들이 알아서 이동하라는 말은 여성의 자기책임론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역무원은 “열차의 앞쪽 칸들이 너무 붐벼서 덜 붐비는 뒤쪽 칸을 많이 이용하기를 바라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JR동일본 측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안내원이 선두 차량의 혼잡을 완화하고자 뒤 칸으로 유도하려는 의도로 말했던 것”이라며 “적절한 표현이 아니었던 부분도 있어 불쾌함을 느끼신 분들에게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이어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직원을 철저히 지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