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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3세 국왕 “평생 헌신”…‘예민한 영혼’ 평가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에 따라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왕위 계승 1순위였던 찰스 왕세자가 국왕으로 즉위했다. 70년에 가까운 훈련을 통해 찰스 3세는 ‘가장 준비된 국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예민한 성격 탓에 그가 영국 국민의 마음에 파고들 수 있을지 의문도 적지 않다.

11일(현지시간) BBC, 가디언 등에 따르면 그는 평소 검소한 생활을 하고 왕실 업무를 열정적으로 처리하는 인물로 전해졌다. 왕실 공보관을 지낸 줄리언 페인은 “많은 왕실 인사들과는 달리 찰스 3세는 사치스러운 생활과 거리를 뒀다”고 말했다. 찰스 3세의 아내인 카밀라 왕비는 “그는 모든 일이 미리미리 끝나 있기를 바란다. 이게 그가 일하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찰스 3세의 지나친 열정이 독이 된 적도 있었다. 찰스 3세는 2004∼2005년 농업, 유전자 변형, 지구온난화, 사회적 소외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자신의 견해를 표명하는 편지를 정부 각료와 의원들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져 ‘간섭하는 왕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왕실에 대한 상징성만 있는 그가 정치적 주장을 펼치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무엇인가 하고) 비난받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그가 국왕이 되면서 이전과 같은 정치적 주장은 자제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그는 2018년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며 “군주가 되는 것과 의견 표명은 구분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찰스 3세가 엘리자베스 여왕처럼 영국 국민들의 마음을 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는 다소 수줍음이 많고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예민한 영혼’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는 10일 제임스궁에서 열린 즉위식에서 책상에 놓인 만년필 통을 짜증 섞인 표정과 제스처로 치우라고 지시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버킹엄궁에서 첫 연설을 통해 애민정신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왕이 확고한 헌신으로 그랬던 것처럼, 저 또한 우리나라의 중심에 있는 헌법 원칙을 수호할 것을 엄숙히 서약한다”며 “여러분이 영국이나 영연방, 전 세계 영토 어디에 살든 그리고 배경이나 신념이 어떻든지 간에, 저는 여러분을 충실함과 존경, 사랑으로 섬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