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부터 계속된 폭우로 큰 피해를 본 파키스탄을 돕기 위해 각국에서 전달한 구호물품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각) 수 톤(t)의 구호품을 실은 미군 항공기 2대가 파키스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인 신드주 남부에 착륙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사이프 울라 파키스탄 민간항공청 대변인은 “항공기에는 세계식량계획(WFP)이 이 지역에 나눠줄 구호물자 35톤이 실렸으며, 미군의 구호물품 전달 작전은 16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에서 몬순 시기 계절성 폭우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일이지만 올해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 6월 중순 이후 발생한 대홍수로 파키스탄 전역에서 약 1400명이 사망했다. 또 약 1만3000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수백만 명이 집을 잃었다. 그뿐 아니라 도로와 통신 기반 시설 등도 상당수 파괴돼 향후 복구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이번 홍수로 인한 파키스탄의 잠정 피해액이 지난해 파키스탄 국내총생산(GDP)의 약 9%인 3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집계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런 상황을 기후 변화에 따른 ‘기후 재앙’으로 인식하고 있다. 셰리 레흐만 파키스탄 기후부 장관은 기후변화에 책임이 있는 부국들이 기후 재앙에 직면한 나라에 보상을 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에 원조를 요청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또한 지난 10일(현지시각) 홍수 피해가 극심한 파키스탄의 남부 카라치를 방문해 파키스탄과 같은 개발도상국의 재난 극복을 위해 선진국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런 호소에 국제사회도 응답하고 있다. 유엔이 파키스탄에 1억6000만 달러 가량의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고 미국이 약 3000만 달러 가량의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한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등도 파키스탄에 지원 물품을 전달했다. 한국도 30만 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당장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원금의 투명한 사용을 약속했다. 세계 각국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의 몬순 시기는 이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기후 재앙이 언제 끝날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김은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