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매개로 선교 활동을 펼치고 있는 월드헤브론이 중국 베이징에서 여성 축구단 ‘미풍’을 창단했다. 미풍은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바람처럼 지역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팀이 되겠다고 밝혔다.
창단 멤버 20명은 헤브론 축구교실에 자녀를 보내고 있던 엄마들이다. 한동희(34) 감독이 처음 여성 축구단을 만들어보겠다고 했을 때 이들의 반응은 “아이 엄마가 웬 축구”였다고 한다. 첫 회의 때 펜과 수첩을 들고 있다가 얼떨결에 총무를 맡게 된 곽미정씨는 28일 “아이를 축구교실에 보내다가 제가 축구를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이게 다 운명인 것 같다”며 “좋은 사람들과 함께 열정을 쏟을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왕징의 한 식당에서 열린 창단식에는 선수와 가족, 한인 목사, 베이징한인회 관계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3월 훈련을 시작한 미풍은 6개월 동안 중국 여성 축구팀과 세 차례 친선 경기도 치렀다. 상대는 대부분 20대 초반 대학생들로 꾸려진 팀이었다. 이들은 경기 후 “아이 키우는 엄마들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받고 동기부여가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은 선교 활동에 제약이 많다. 한 감독은 “헤브론은 종교적 색채를 강하게 드러내지 않고 축구와 문화를 매개로 선교 활동을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제약이 덜 하다”며 “미풍의 목표는 지역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형편이 어려운 여성 축구인들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감독은 다롄에서 유학하며 한족 및 조선족 축구인들과 인연을 쌓았다.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2019년 중국에 축구 선교사로 부임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