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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출사고 가스관서 메탄 50만t 방출… “기후에 재앙”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의 폭발사고로 무려 50만t의 메탄가스가 방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엄청난 양의 가스가 누출되면서 환경과 기후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서방과 러시아는 이틀째 서로를 사고의 배후로 지목하며 비난전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양측의 대치가 실제 전장만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공격 방식을 띄는 ‘하이브리드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은 28일(현지시간) 미 스탠퍼드대 기후학자 롭 잭슨 등이 덴마크 정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악의 시나리오상 가스관 누출 가스가 7억7800만㎥ 이상일 것으로 예측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6~27일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의 3곳에서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1곳의 누출이 더 발견돼 모두 4곳에서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고로 바다와 대기에 배출된 메탄가스는 5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메탄 누출 사고로 꼽히는 아리소 캐니언 가스저장소 천연가스 누출 사고 때 방출된 최대 10만t의 5배 규모다.

덴마크 정부는 이번 사고로 인한 가스 누출이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32%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2020년 덴마크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4500만t이었다.

엄청난 양의 가스가 누출되며 환경과 기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고 해역 바다 표면에서는 메탄가스 거품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폴 발콤브 런던 임페리얼칼리지 교수는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거품은) 가스관의 압력 상실로 이미 많은 양의 가스가 샌 것을 의미한다”며 “이번 가스 누출이 환경과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은 에너지 관련 기반시설에 러시아의 사보타주(파괴공작)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행 천연가스 공급을 조절하는 등 에너지를 무기화해 서방에 고통을 주려 해왔는데, 최근 우크라이나전 전황이 불리하게 흘러가자 공작이나 정보전 등을 혼합한 하이브리드전으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의 주요 천연가스 공급자인 노르웨이 등은 이를 대비하기 위해 해상 유전과 가스전에 해군을 배치하는 등 보안 강화에 나섰다.

미 CNN방송은 가스누출 사고가 발생한 해역에서 러시아 해군 함선들이 목격됐다면서 러시아 배후설을 뒷받침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의혹을 부인하며 3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