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위 70주년을 채우고 이달 초 서거한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공식적인 사망 원인은 ‘노환’으로 기록됐다.
29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국립기록원은 이날 엘리자베스 여왕의 사망진단서를 공개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질병을 앓고 있었다는 추측은 사실이 아니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진단서에 따르면 여왕이 9월 8일 오후 3시10분 숨을 거뒀다. 영국 왕실이 서거를 발표하기 3시간20분 전이다.
사망 시각으로 미뤄봤을 때 앤드루 왕자와 에드워드 왕자, 윌리엄 왕세자는 여왕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스코틀랜드 북동부 애버딘 공항에 오후 3시50분에 도착했고, 오후 5시가 넘어 밸모럴성에 들어갔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사망 장소는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으로, 평소 거주지는 잉글랜드 “윈저성”으로 기재됐다.
사망 신고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유일한 딸인 앤 공주가 9월 16일에 했다. 앤 공주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세상과 작별하기 전 마지막 24시간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엘리자베스 여왕이 스코틀랜드가 아닌 잉글랜드에서 서거했다면 사망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됐다. 잉글랜드, 웨일스와 다른 사법 체계를 가진 스코틀랜드는 “모든 사람의 사망”을 신고해야 한다.
1952년 25세에 국왕에 즉위한 엘리자베스 여왕은 70년이라는 영국 최장 재위 기록을 세우고 96세에 영면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세상을 떠나기 불과 이틀 전 보리스 존슨 전 총리와 그의 뒤를 이을 리즈 트러스 총리를 만났다. 이날 트러스 총리와 찍은 사진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의 손등이 보라색으로 멍들어 있어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