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로또 1등 당첨자가 433명이나 나왔다. 숫자 55개 중 6개를 고르는 ‘그랜드 로또’에서 1등 당첨번호는 9의 배수인 ‘9, 18, 27, 36, 45, 54’번으로 뽑혔다.
미국 뉴스채널 CNN의 필리핀판은 4일(현지시간) “필리핀 PCSO에서 운영되는 그랜드 로또 1등 당첨자가 지난 1일 433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1등 당첨금 총액 2억3600만 페소(약 57억원)는 433명에게 1317만원씩 돌아갔다. PCSO는 필리핀 국영 자선복권 사업부로, 대통령실의 감독을 받는 관영기업이다.
평소보다 많은 1등 당첨자 못지않게 주목을 끈 건 당첨번호다. 모두 55개 숫자에서 정확히 9의 배수로만 1등 당첨번호가 뽑혔다. 이로 인해 필리핀에서 조작 논란이 벌어졌다. 다만 로또를 구입하면서 기념일, 연속 숫자, 홀수나 짝수, 1~9 사이 숫자의 배수처럼 각자의 유형이나 조합을 정해 번호를 고르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PCSO 책임자인 멜키아데스 로블레스는 “이번 추첨에서 변칙은 없었다”며 “로또를 구입한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선택한 숫자와 조합을 반복해 고르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여론은 필리핀 정치권에서도 나오고 있다. 아킬리노 피멘텔 상원의원은 “정부가 감독하는 복권의 신뢰성을 유지하고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