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폭격으로 국제사회의 뭇매를 맞고 있다. 러시아와 우호 관계인 중국과 인도마저 “민간인 피해가 우려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미국은 첨단 지대공미사일시스템 ‘나삼스(NASAMS)’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모든 국가는 주권과 영토의 온전성을 존중받아야 한다”며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노력은 지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린담 바그치 인도 외교부 대변인도 “인도 정부는 기반시설을 표적으로 삼고 민간인들이 사망하는 등 우크라이나 분쟁이 악화하는 것을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두 나라는 그동안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다. 전쟁에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했던 이스라엘도 이례적으로 비판 입장을 내놨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는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도시에서 러시아가 자행한 민간인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는 글을 올렸다.
러시아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튀르키예(터키)는 우크라이나, 러시아 양국에 조속한 휴전을 촉구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가능한 한 빨리 양측이 휴전을 해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이를 위해 러시아와 정상회담도 추진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미사일 공격으로 민간인이 숨지고 다쳤으며 군사 용도가 없는 표적이 파괴됐다”며 “푸틴이 우크라이나 국민을 상대로 시작한 불법 전쟁의 잔인함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미사일 공격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표명하고 첨단 방공시스템 등 우크라이나를 방어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CNN방송은 이 첨단 방공시스템이 과거 미국이 제공을 언급한 나삼스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나삼스는 상대의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방공시스템으로 미 백악관 방공에도 사용되고 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1일 국영 방송 ‘로시야-1’과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이 제안을 한다면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요 7개국(G7) 정상은 같은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유엔은 긴급특별총회를 열고 유럽연합(EU) 주도로 마련된 규탄 결의안 논의를 시작했다. 결의안에는 러시아가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케르손 4개 지역에서 실시한 주민투표를 국제법상 효력이 없는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병합 선언을 인정하지 않는 내용이 담겼다.
로베르타 메촐라 EU 의장은 “EU가 더 많은 군사장비를 제공해 우크라이나를 도울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고 CNN은 전했다.
한명오 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