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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서울시 첫 보고∼재난문자 88분간 뭐했나

서울시가 소방청에서 참사가 난 지난달(10월) 29일 밤 서울종합방재센터에서 처음 보고받은 뒤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기까지 88분간의 공백이 발생하면서 늑장 대처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소방청에 따르면 서울시와 용산구가 참사를 통보받은 시각은 각각 당일 밤 10시 28분과 29분이다. 

이는 참사가 시작된 오후 10시 15분 119 신고가 들어온 지 13분, 14분만 이다.

서울 시내 119 신고를 받은 주체인 서울종합방재센터는 신고 접수 2분 뒤인 밤 10시 17분 관할 용산소방서에 출동 지령을 내렸고 1분 뒤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상황실에 공동대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 10시 28분 서울시 안전총괄실, 10시 29분 용산구청 상황실에 사고 사실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그 이후 시와 구 내부적으로 보고가 약속된 절차대로 이뤄졌고 대응했는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시는 오후 11시 56분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 호텔 앞 긴급사고로 현재 교통통제 중, 차량 우회 바랍니다'라는 재난 문자를 처음으로 보냈다.

결과적으로는 시가 서울종합방재센터에서 사고 사실을 통보받은 지 52분 만에 오 시장에게 보고가 이뤄졌고 시민들에게 긴급 알림이 간 것은 88분 뒤에나 이뤄진 셈이다.

이 시각은 이미 이태원에서 대규모 인명피해가 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 지 거의 20분 뒤다.

행정안전부 '재난문자 방송 운영지침'에 따르면 자치구는 해당 관할 지역에서 재난이 발생할 우려가 있거나 재난이 발생한 때 재난문자를 발송해야 한다.

17개 광역자치단체는 2개 이상의 자치구에 재난이 발생할 우려가 있거나 재난이 발생한 때 재난문자를 발송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는 '당일 상황을 고려'해 우선 재난문자를 발송한 것이라고 늑장 대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행안부에서 밤 10시 53분 상황 관리 지시를 받았고 밤 11시 27분 응급조치 사항, 동원 사항 등 조치 사항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유럽 출장 중이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밤 11시 20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동행한 이광석 정책특보로부터 이태원 상황을 처음 보고 받았다.

이 특보는 당일 밤 11시 16분 '소방당국이 구조대를 2단계를 발령했고, 심정지 환자가 30명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문자 보고를 현지에서 휴대전화로 받았다. 그리고 4분 뒤 오 시장에게 구두 보고했다.

해외에 있던 오 시장의 급거 귀국 외에 서울시의 시간별 보고, 재난 대처는 알려지지 않았다.

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와 서울종합방재센터 두 곳에서 재난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한다.

디지털 시장실에서도 사거리 등에 설치된 교통 폐쇄회로(CCTV)를 볼 수 있지만, 자치구에서 설치해 운영하는 골목마다 있는 방범 CCTV와는 항시 연결돼 있지 않다. 

또 스마트CCTV안전센터의 통합플랫폼 중계 장치를 구축한 후부터는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치구 관리 CCTV를 볼 수 있으나 용산구는 아직 연결이 안 돼 있다.

서울시 측은 "첫 보고를 받은 직후부터 내부적으로 많은 사람과 부서에서 사고와 관련한 움직임이 있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시간대별 조치사항에 관해서는 확답을 주지 않았다.

사고 당일 용산구도 제대로 된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박희영 구청장이 참사 사실을 인지한 것은 서울종합방재센터가 구청 상황실에 사고를 통보한 지 32분 뒤(밤 10시51분)다. 

다른 당국자에 비해서는 비교적 빨리 안 편이나 문제는 박 구청장이 구청 보고 체계가 아닌 지역상인의 문자를 받고 알았다는 것이다.

박 구청장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태원에서 사고가 났다'는 주민 문자를 받고 처음 알았다"고 전했다.

박 구청장은 집에서 해당 문자를 받았고 10시 59분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구청 측이 언제 박 구청장에게 보고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