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 미 중간선거에서 압승을 예상했다가 부진한 성적을 받아든 공화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책임론이 거세지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급부상하면서 그의 대선 행보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이 어제(9일) 보도했다.
WP는 공화당의 부진이 명확해지고 트럼프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랜 측근과 보좌진들이 오는 15일로 예고했던 '중대 발표'를 다음달 6일 열리는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 이후로 연기할 것을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책임론과 함께 압승을 거두며 재선에 성공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트럼프의 대항마로 급부상하면서 트럼프 진영에서는 대선 출마 선언을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전날인 지난 7일 오하이오주에서 열린 유세 도중 11월15일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자택 마러라고에서 매우 큰 발표를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변인을 역임한 제이슨 밀러는 연기 논의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지아주 상원의원 후보로 지지했던 허셜 워커와 관련돼 있다며 중대 발표를 결선투표 이후로 미루고 워커 당선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러는 이어 자신이 아는 한 측근 중에 중대 발표를 예정대로 하라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곧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저녁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는데 왜 바꿔야 하나라며 중대발표 연기 필요성에 의문을 표했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대변인이 중대 발표 일정 변경과 관련한 논평 요구에 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투표 전 '레드 웨이브'(공화당 물결)가 전국을 휩쓸며 압승을 거둬 상하 양원 모두 다수당 지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확신했던 공화당이 지금까지 거둔 성적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상원 다수당은 한 달 후 실시될 민주당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과 워커 후보 간의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하원은 가까스로 다수당 지위를 되찾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책임론이 분출하면서 중간선거 승리를 차기 대선 재도전의 발판으로 삼으려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선거 결과를 두고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공화당 애덤 킨징어 하원의원(일리노이주)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서"이제 공화당 미래 사전에서 트럼프 일가를 퇴출해야 할 때라는 게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지난 8월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들의 자질 문제를 지적하며 상원 탈환이 쉽지 않다고 우려한 게 현실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은 공화당의 승리에만 책임이 있을 뿐 패배에는 책임이 없다며 이번 선거는 '매우 큰 승리'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