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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여명 월드컵 선수 앨범 점자 번역한 시각장애 소년 영상


베네수엘라 시각장애인 소년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스티커 앨범을 직접 점자로 번역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BBC는 지난 10일(현지시간)베네수엘라 시각장애인인 세바스티안 필로라모(12)이 아버지의 권유로 600명에 달하는 축구선수들의 이름표를 점자로 번역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스티커 앨범을 제작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바스티안은 아버지가 동생에게 앨범을 사줬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도 세계적인 축구선수들의 스티커를 수집하고 싶다는 욕망이 들었다고 한다. 세바스티안에겐 앨범에 붙일 선수들의 사진을 눈으로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때 세바스티안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스티커 앨범을 점자로 번역해 볼 것을 제안했다. 세바스티안은 600명에 달하는 선수들의 이름표를 전부 번역해야 하는 힘든 작업이지만 흔쾌히 동의해 자신의 점자 타자기로 작업을 시작했다.

세바스티안은 점자로 스티커를 만들어 앨범의 빈 공간마다 차근차근 붙여나갔다. 스스로 점자를 읽고 그에 맞는 스티커를 붙일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세바스티안은 여느 소년들처럼 자신의 우상인 리오넬 메시의 스티커를 수집할 수 있었다.

세바스티안은 “앨범을 채우려면 총 600여 개의 스티커가 필요하다”며 “붙여야 할 스티커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BBC에 말했다. 세바스티안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앨범의 점자 번역 과정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며 “눈이 보여야만 축구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마려 “시각 장애인들 또한 동등하게 이 세계적인 축제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영상을 본 전 세계 누리꾼은 “대단하다” “멋지다” “불가능이란 없다” “월드컵을 즐길 줄 아는 소년” “감동적이다” 등의 찬사를 쏟아냈다. 다음 월드컵 때는 스티커 앨범의 점자 서비스를 지원해야 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한편 2022 카타르 월드컵은 현지시간으로 20일 개막전을 치른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