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폴란드 영내로 떨어져 2명의 사망자를 낸 미사일 2발의 원점과 관련해 “자국과 무관하다”는 주장을 해외 주재 대사관 SNS로 서둘러 배포하고 나섰다. 주한러시아대사관 페이스북에도 한글로 쓴 입장이 올라왔다.
주한러시아대사관은 16일 오전 10시쯤 페이스북에 “폴란드 영토에서 러시아 미사일의 추락을 주장한 현지 언론의 모든 진술은 사태를 악화시키기 위한 고의적 도발이다.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국경 근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없었다”며 “(미사일의) 일부 잔해 사진은 러시아 무기와 관련이 없다”고 적었다.
한글, 러시아어, 영어로 작성된 이 게시물은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주한러시아대사관은 페이스북에 자국 입장을 전달하는 텔레그램 메신저 링크도 연결했다.
미국, 일본, 프랑스를 포함한 해외 주재 러시아 대사관의 페이스북에도 각각의 주재국 언어로 같은 주장이 올라와 있다. 폴란드 영내의 미사일 폭발로 악화된 세계 여론을 의식한 듯 ‘비우호국’ 중심으로 해외 대사관의 SNS 채널을 활용해 입장을 배포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정부는 ‘비우호국’으로 분류하지 않은 인도 주재 대사관 페이스북에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폴란드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영토, 중요 기반시설에 대한 러시아군의 대규모 포격이 수시간에 걸쳐 목격됐다”며 “15일 오후 3시40분(현지시간·한국시간 15일 밤 11시40분) 프르제워도우에 러시아제 미사일이 떨어져 우리 시민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프르제워도우는 폴란드 동부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위치한 마을이다.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회원국이다. 나토는 회원국 중 하나만 공격을 당해도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집단방위 조항’을 적용할 수 있다. 미국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나토에 대한 철통같은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