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등 서방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 복구를 위해 돕겠다고 나섰다. 미국은 700억원의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으며, 나토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공습을 맹비난하고 정치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CNN은 29일(현지시간) 미 국무부가 미디어 노트를 통해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전기 시스템 복원을 위해 5300만달러(약 705억원)를 지원하겠다”며 “지원금은 우크라이나인들이 겨울을 견딜 수 있도록 신속하게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국무부는 이번 패키지에는 변압기, 차단기, 단로기, 차량 및 기타 주요 장비가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G7+ 회의에서 “이번 자금은 기존에 우크라이나 에너지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편성했던 지원금 5500만달러에 추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같은 곳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러시아는 올해 겨울 우크라이나를 춥고 어둡게 만들기 위해 잔인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계속 돕겠다고 연설했다.
나토 외무장관들은 이날 에너지 시설 파괴로 인한 정전과 난방 부족 사태를 겪는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지킬 방안을 논의했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겨울을 전쟁의 무기로 삼아 우크라이나인들을 얼어붙게 하거나 도망치게 하려고 한다”며 “용감한 우크라이나인들의 의지를 깨고 그들을 돕는 우리 모두를 분열시키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장관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와 민간을 노려 우크라이나인들을 굴복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외무장관들은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민간 및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이고 비양심적인 공격을 포함한 러시아의 침략은 우크라이나인 수백만명으로부터 기본적인 서비스를 빼앗아 갔다“며 ”우크라이나가 주권을 지킬 수 있도록
한편 이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 될 것을 다시금 분명히 하고 동맹국들에 이런 입장을 재확인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회원국 가입에 대한 거부권이 없다”며 “푸틴 대통령은 곧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회원국 가입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9월 나토 가입을 신청했으나 아직 처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병합된 상황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남부에 주둔하고 있어 국경이 분명해지기 전까지는 나토 가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악조건에서도 나토 외무장관들은 성명으로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지지 입장을 재확인 한 것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