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최초의 좌파 대통령인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53)이 3번째 탄핵 위기를 넘지 못하고 취임 16개월 만에 자리에서 내려온다. 그는 곧바로 구금 돼 반란과 음모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페루 의회가 7일(현지시간) 본회를 열어 무능과 부패·직권 남용 등을 이유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처리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재적의원(130명) 3분의 2(87명) 이상이면 가결되는 탄핵안에 의결 정족수를 훨씬 넘긴 101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페루는 의회에서 탄핵이 결정되면 헌법재판소 등 별도의 기관을 거치지 않고 바로 탄핵당하는 구조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탄핵안 가결 직후 대통령궁에서 경찰서로 이송됐다. 페루의 방송 매체들은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경찰서를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가 곧 감옥으로 이송될 것이라 보도했다.
앞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탄핵 시도 움직임이 보이자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의회 해산과 새로운 총선 실시, 비상정부 수립 등을 선포하며 저항에 나섰다. 하지만 이 같은 승부수는 오히려 쿠테타라는 비판을 자초한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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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의회 해산을 선포하는 등 쿠데타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조작된 반란 혐의로 대통령직에서 억지로 축출됐다”고 반박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로이터 통신은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1990년~2000년 페루를 독재 통치했던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과 같은 감옥에 구금됐다고 전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빈농의 아들이자 전직 초등학교 교사다. 교사 노조를 이끌며 정계에 발을 내딘 그는 지난해 7월 엘리트 중심의 페루 정치권을 비난하며 0.25%포인트 차이로 대선에서 승리했다.
‘부패 척결’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운 그였지만, 취임 초기부터 가족과 측근에게 특혜를 주고 직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에 시달려왔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탄핵된 뒤 대통령직은 디나 볼루아르테 부통령이 수행한다. 그는 지난 7일 오후 취임선서를 하면서
페루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된 그는 최근까지 페루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카스티요의 나머지 임기(~2026년 7월)까지 정부를 이끌게 된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