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돈을 많이 쓰는 만큼 선거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 하나의 상식이 될 정도로 금권선거가 뿌리깊다.
그런데 올해(2022년) LA 지역에서는 모두 11번 치른 선거에서 돈을 적게 쓴 후보들이 6명이나 당선돼 55%라는 당선율을 보였다.
선거 전문가들은 LA 지역이 갈수록 진보적 성향을 띠면서 LA에서 선거 자금의 중요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며 자금이 부족한 후보들 경우 자원봉사자들을 전면에 내세워 유권자들을 직접 공략하는 전략이 통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주형석 기자입니다.
LA 지역 선거에서 올해(2022년)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났다.
상대 후보보다 돈을 적게 쓴 후보들이 많이 당선된 것으로 올 한해 11번 치른 선거에서 절반이 넘는 6명 후보들이 그 들이었다.
LA 시장 선거의 캐런 배스 후보는 억만장자 릭 카루소 후보에 비해서 자금력에서 11:1 정도의 압도적 차이로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릭 카루소 후보는 이번 LA 시장 선거에서 1억 480만달러를 썼고 반면 캐런 배스 후보는 약 900만달러를 사용한데 그쳤다.
하지만 결과는 캐런 배스 후보가 최종 득표율에서 9% 이상 차이로 이겼다.
LA 시 선거에서는 LA 시 검사장과 LA 시 회계감사관 등에서도 시장과 마찬가지로 돈을 적게 쓴 후보들이 당선됐다.
LA 시 1지구 선거에서도 유니세스 헤르난데즈 후보가 현역인 길 세디요 시의원 선거자금 825,000달러에 비해서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자금을 사용한데 그쳤지만 6월 예비선거에서 50% 이상 득표를 하면서 한번에 당선을 확정지었다.
LA 시 5지구 선거에서도 케이티 영 야르솔라브스키 후보가 샘 예브리 후보에게 예비선거, 중간선거 모두 선거자금에서 뒤졌지만 두차례 모두 20% 이상이라는 압도적 차이로 승리를 거두며 위력을 과시했다.
LA 시에서 이처럼 올해 선거자금을 적게 쓴 후보들이 기세를 올렸지만 항상 이같은 결과가 나왔던 것은 아니어서 더욱 이례적이다.
지난 2020년 경우 모두 7번에 달하는 선거가 열렸는데 그 당시 돈을 적게 쓴 후보가 당선된 것은 단 한번 밖에 없었다.
2015년과 2017년에는 돈을 더 많이 쓴 후보들이 100% 당선되면서 돈을 적게 쓴 후보들의 돌풍은 전혀 찾아볼 수없던 분위기였다.
정치 전문가들은 올해 LA 상황이 이렇게 달라진 것에 대해서 LA 지역의 진보적인 성향이 더 강해진 것이 이유 중 하나라고 꼽았다.
즉 LA 지역 유권자들 판단 기준이 단순히 돈 많은 후보가 아니라는 것으로 후보들 역시 그런 유권자들을 의식해 선거 운동을 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돈을 적게 쓰고 당선된 후보들의 공통점 중에 하나는 자원봉사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부분이다.
TV 광고는 돈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화에 그치고 대신 자원봉사자들을 동원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이른바 유권자들과 ‘스킨십’을 최대한 강화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LA 등 CA 지역 선거 일정이 변경됐기 때문에 2024년 선거에서도 같은 트렌드가 계속될지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어쨌든 LA 지역에서 돈을 적게 쓴 후보자 다수가 당선된 것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변화임에 틀림없어 많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