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역에서 19일(현지시간) 정부의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대규모 파업과 집회가 열렸다. 전날 영국에서는 간호사 수천명이 고공행진하는 물가에 임금 인상과 근무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프랑스 전국 총파업으로 대부분의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되고 교사들도 파업에 동참하면서 일부 학교도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다.
전국 총파업으로 프랑스에서는 시외 이동수단과 통근열차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프랑스 철도공사는 이날 초고속 열차 TGV가 지역에 따라 많게는 열차 5대 중 1대만 운행됐다고 전했다. 파리교통공사(RATP)도 파업에 참여하면서 파리 내 지하철, 버스, 트램 등도 대부분 멈춰섰다. 프랑스 초등교사 10명 중 7명이 파업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혀 대다수 학교에서 수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수도 파리를 비롯한 220∼250개 지역에서 열린 총파업에는 최대 80만명이 참여했다. 프랑스 주요 8개 노동조합도 이번 총파업을 위해 약 12년 만에 손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10일 연금 수령을 시작하는 최소 연령을 현행 62세에서 2030년까지 64세로 상향하는 방안 등을 골자로 하는 연금 개혁을 발표했다. 노조는 증세 등 다른 자원 조달 방안이 있음에도 노동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가혹한 처사라며 반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시위가 프랑스 노조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신은 “과거보다 영향력이 약해진 프랑스 노조가 연금 개혁 반대와 생활비 위기에 대한 분노를 대규모 사회적 시위로 전환할 수 있을지는 이번 총파업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한편 18일 영국에서는 간호사 수만명이 이틀간의 파업에 돌입했다. 간호사 노조는 물가 상승률에 비해 임금은 훨씬 느리게 오르고 있다며 급여 인상과 근무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 통계청(ONS)이 밝힌 지난해 12월 물가 상승률은 10.5%다.
간호사 데이비드 헨디는 “지난 10년간 간호 인력은 지옥과 같은 시련을 겪었다”면서 “우리는 코로나를 겪었다. 내 동료가 코로나에 걸려 죽었고 나도 코로나에 세 번이나 걸렸다. 사기는 바닥”이라고 말했다.
영국 간호사 노조의 파업은 지난해 12월 100여년 만에 처음으로 열렸다. 간호사 노조는 급여 인상이 없을 경우 오는 2월 6일과 7일 두 차례 또 파업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