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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하면 우버 부르겠다” 美 Z세대들 운전 기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사는 매디슨 코어(24)는 아직 운전면허증이 없다. 코어는 18살 때 약물 및 알코올 훈련을 받은 뒤 15시간의 운전 수업도 들었지만 도로 주행 시험은 보지 않았다. 그는 워싱턴포스트(WP)에 “운전면허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급한 일이 생기면 우버나 911을 부르겠다”고 말했다.

WP는 13일(현지시간) 미국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가 과거 같은 연령대보다 운전을 덜 한다고 보도했다.

1997년에는 미국 16세의 43%, 17세의 62%가 운전면허를 보유했으나 2020년에는 16세 25%, 17세 45%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 프리드랜더 보험정보요구소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WP에 “젊은 사람들이 과거처럼 면허를 빨리 취득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운전을 피하는 이유로는 사고에 대한 불안함과 재정 문제, 환경 문제 등이 언급된다. 미 워싱턴주에 거주 중인 매디슨 모건(23)의 고등학교 친구 여러 명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모건은 친구들이 운전하다 사망했다는 사실이 운전대를 잡기 어렵게 한다.

운전하기 위한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이유다. 미국 내 자동차보험은 올해에만 전년 대비 거의 14% 올랐다. 미국인들은 평균적으로 연간수입의 3%를 자동차 보험에 지출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공급망 문제와 인플레이션으로 최근 몇 년 중고차와 신차 가격도 많이 올랐다.

Z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이유다. 미 조지타운 대학교 대학원생 루이자 숄라(24)는 운전면허가 있지만 차 없이 생활 중이다. 워싱턴DC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그는 WP에 “나는 내 탄소발자국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운전을 하지 않아도 Z세대에게는 전동스쿠터와 자전거, 차량 공유 등 다양한 대안 이동 수단이 있다. 2018년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18∼29세 미국인의 51%가 우버와 리프트 등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Z세대의 운전 기피가 계속된다면 미국의 탄소 배출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교통은 미국에서 가장 큰 CO2 배출원이다. 미국의 Z세대 약 6600만 명이 전체 미국인 평균보다 10%만 덜 운전해도 석탄화력발전소 6기(연간 2560만 톤)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WP는 추산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