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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시리아 사망자 4만1000명…WHO “최악 참사”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사망자가 4만명을 넘어섰다. 매몰자 구조 작업은 사실상 생존자 구호 작업으로 전환돼 인명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을 유럽에서 100년 내 발생한 최악의 자연재해라고 평가했다.

15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4만1232명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의 공식 사망자 수가 3만5418명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1939년 발생한 에르진잔 지진 당시의 3만2968명을 넘어선 수치다. 부상자 수는 10만5505명이고, 1만3000명은 여전히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또 주민 21만여명이 거주하는 건물 4만7000채가 이번 지진으로 무너졌다.

시리아의 사망자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정부 측 사망자 집계 1414명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집계한 반군 지역 사망자 수 4400명을 합하면 6000명에 육박한다. 시리아는 오랜 내전으로 정확한 통계 작성이 불가능해 사망자는 더욱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WHO 유럽사무소 책임자인 한스 클루게 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번 지진은 유럽 지역에서 한 세기 동안 발생한 가장 심각한 자연재해”라며 “구호품 수요는 엄청나며 시시각각으로 늘어나고 있다. 2600만명이 구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WHO 유럽사무소는 튀르키예를 포함해 유럽과 중앙아시아의 53개국을 관할한다.

생존자 구조를 위한 통상적 골든타임인 72시간이 지났지만 극적 생환은 계속되고 있다. 동남부 카라만마라슈에선 21세와 17세 형제가 약 200시간 만에 구조됐는데, 이들은 단백질 파우더를 먹으며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동남부 도시 아디야만에서는 건물 잔해에 갇혀 있던 77세 여성이 약 212시간 만에 구조됐다. 하타이주에선 한 아버지와 딸이 209시간 만에 돌아왔다.

하지만 추가 생존자가 발견될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제임스 엘더 유니세프 대변인은 “사망자 수가 계속 증가하는 것은 비극이지만 분명한 사실”이라며 “최종 사망자 수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지진으로 47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단층 파열이 발생했다는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분석이 나왔다. 단층 파열은 지진의 단층운동으로 단층이 지표면에 드러나는 현상인데, 통상 규모 6.0 이상의 강력한 지진에서 나타난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