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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가입’ 갈등에…유럽에 드리운 러시아 ‘핵 위협’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스웨덴과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면 발트해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나토와 러시아가 맞대는 국경이 두 배가 된다”며 “이 경우에 우리는 국경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만약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우리는 더는 발트해의 비핵화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경을 강화해 군사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핵 배치라도 감행하겠다는 것이다.

발트해는 북유럽의 바다로, 스웨덴·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와 러시아, 폴란드 등이 국경을 맞대고 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발트해 핵무장 발언은 단순히 개인적 차원의 발언이 아니다. 알렉산더 그루시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발트해 핵무장 가능성을 묻자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한다면 러시아에 군사·정치적으로 급격한 변화가 필요하다. 이는 군사적 강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러시아의 핵무장 발언에도 미국은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는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고수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동맹을 통해 유럽 대륙의 안정을 증진하는 것 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동맹 확대를 특별히 다른 어떤 나라와 논의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조지아 공과대학에서 열린 강연에서 “푸틴 대통령이 그간 군사적 좌절을 겪었던 점을 고려하면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며 “우리는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지금까지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에 따라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중립적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앞선 13일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와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토 가입을 원하는 국민 여론이 높아졌다며 나토 가입 신청 여부를 향후 몇 주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민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