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m News

러 “뉴스타트 핵협정 중단”… 美 “무책임, 대화 준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신 핵무기 감축 협정 ‘뉴스타트’ 참여 중단 선언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리스를 방문 중인 블링컨 장관은 21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뉴스타트 참여 중단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러시아의 발표는 매우 유감스럽고 무책임한 것”이라며 “러시아가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 유심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상황에도 미국과 동맹의 안보를 위해 적절한 태세를 갖출 것”이라면서도 “세계나 우리와의 (대러시아) 관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상관없이 언제라도 러시아와 전략적 무기 제한과 관련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 전시장에서 국정연설을 통해 “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이 결정을 ‘협정 파기’가 아닌 ‘참여 중단’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협정을 위한 대화의 여지를 열어둔 셈이다.


뉴스타트는 2010년 4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이 핵탄두 및 운반체를 일정 수 이하로 줄이고, 서로의 핵시설을 정기적으로 사찰하기로 약속한 협정이다. 1991년 미국과 옛 소련 사이에서 핵을 포함한 전략무기 감축을 목표로 체결된 ‘스타트’ 협정의 맥을 잇는 취지로 ‘뉴스타트’로 명명됐다.

뉴스타트는 2026년 2월까지 유효하다. 하지만 러시아의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협정은 답보 상태에 놓였다. 지난해 11월 뉴스타트 이행을 위해 양국에서 계획된 회의는 러시아의 연기 통보 이후 성사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핵실험을 단행하면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며 “국방부와 로사톰(러시아 국영 원전기업)은 미국의 핵실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뉴스타트 재개의 조건으로 영국‧프랑스 핵무기 통제를 제시하며 “이들 국가의 핵무기고를 어떻게 고려할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