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 방어체계를 무력화할 미사일 전력 개발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으며, 올해 안보 도발을 반복할 것이라고 미국 정보당국이 전망했다. 북한은 한국군과 미군에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전술핵 무기 개발에 나설 것으로 분석됐다.
미 국가정보국(DNI)는 7일(현지 시간) 공개한 40쪽 분량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김정은은 핵무장을 강화하고 핵무기를 국가안보체계의 중심에 두겠다는 강한 의지를 계속 보인다”며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자신의 독재 체제를 보장하는 궁극적 수단으로 확신하며, 이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역내 안보 환경을 유리하게 재편하고 사실상 핵보유국으로서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과 동맹을 상대로 주기적으로 공격적이며 안보를 불안정하게 할 수 있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김정은은 미국과 동맹을 겨냥한 핵 및 재래식 역량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한반도와 역내의 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미사일 전력을 개발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이 군 현대화 목표 중 하나로 공표한 ‘전술핵 작전’ 활성화를 위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김정은은 국제 환경이 자신의 잔혹한 독재 체제를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고 보고 북한의 입지를 강화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의 외교정책 우선순위를 반복해서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게 이런 관측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북한군이 미국과 동맹에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북한은 한·미동맹의 힘을 약화하려는 목표로 연합 군사훈련의 규모를 줄이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의 기술 목표 달성 여부를 검증하고, 억제력을 강화하며, 미사일 시험을 정상화할 목적으로 순항미사일, ICBM, 극초음속 활공체(HGV) 등을 계속 시험 발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이 새로운 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주로 중국과 러시아에서 다양한 이중 용도 품목을 수입해 유엔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DNI는 북한의 사이버 역량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사이버 전력은 발전했고, 미국 내 광범위한 표적군을 포함해 다양한 표적을 상대로 다양한 전략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을 완전히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이 미국 내 일부 핵심 기반시설망을 일시적으로 제한적인 수준으로 방해하고, 기업의 네트워크를 방해할 수 있는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생화학전 능력이 여전히 위협적이라면서 무력 충돌 때나 비재래식 공격 때 혹은 은밀한 공격 때에 이들 무기를 활용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