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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보당국 “中, 대만 통제시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위협”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의 협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미국 정보당국이 평가했다. 중국은 핵 억지력에 대한 자신감이 증가하고 있고, 미국의 선제공격을 우려해 핵 태세를 재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은 중국의 대만 통제가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붕괴 등의 결과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은 8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은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기술적, 정치적, 군사적으로 미국에 점점 더 도전하고 있으며,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우리의 비할 데 없는 최우선 (위협) 순위”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공산당이 중국을 세계무대에서 강대국으로 만들기 위해 미국의 힘과 영향력을 훼손시켜야만 한다고 점점 더 확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정보국(DNI)은 이날 공개한 ‘정보당국 연례위협평가’ 보고서에서 “시진핑 주석이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만큼 통일을 위해 대만을 압박하고,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자국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고 군사, 기술, 경제, 외교 분야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떨어뜨리기 위해 중국이 우주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중국은 2045년까지 미국을 따라잡거나 능가한다는 목표로 세계적 수준의 우주 리더가 되기 위해 꾸준히 전진하고 있다”며 “심지어 2030년까지 중국은 몇 가지 우주기술 분야를 빼고는 세계적인 수준의 지위를 달성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우주 작전은 인민해방군 군사 작전에 필수적이며, 미국과 동맹국 위성을 목표로 하는 대우주 무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국제적 반발에도 중국은 러시아와 외교, 국방, 경제, 기술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에 대한 도전을 지속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라는 공동의 위협에 맞서 무기 거래와 연합훈련 등 안보 협력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외교 무대에서 공조를 강화할 위험이 있다고 언급했다.

헤인스 국장은 중·러 관계가 ‘정략결혼’이냐 ‘장기 연애’냐는 질문에 “후자 같지만, 그들은 연애라고 규정하기를 꺼린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같은 동맹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영역에서 관계가 심화하고 있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또 “중국의 핵 억지력에 대한 자신감 향상으로 재래식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과 전략적 경쟁을 위해 핵 태세를 재조정하고 있다”며 “중국은 양자 간 긴장, 미국의 핵 현대화, 인민해방군의 재래식 능력 향상이 미국의 선제공격 가능성을 높였다고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또 핵 군축 협상에는 관심이 없고, 수백 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격납고를 새로 건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계속할 것으로 봤다. 특히 대만 위기 때 미국 개입을 저지하기 위해 2027년까지 군대를 배치한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만약 중국의 대만 통제 목표가 달성되면 반도체 칩의 글로벌 공급망 붕괴 등 광범위한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자국 기업의 경쟁력 우위를 위해 스파이 활동과 보조금 지급 등의 정책 수단을 쓰고 이를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해 다른 나라와 과학 기술 협력 및 파트너십을 맺거나, 투자·인수, 사이버 절도, 산업스파이 활동 등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중국은 미국 정부와 민간 부분에 대한 가장 광범위하고 활동적이며 지속적인 사이버 스파이 위협”이라며 관련 기술 수출이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또 “중국은 미국과의 대규모 충돌이 임박했다고 여기면 거의 확실하게 미국의 주요 인프라와 전 세계 군사 자산에 대한 사이버 작전을 고려할 것”이라며 “석유 및 가스 파이프라인과 철도 시스템 등 인프라 서비스를 중단할 사이버 공격을 시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서방 국가의 수출 통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낮은 성능의 범용 반도체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며 “2025년까지 세계 반도체 제조 용량의 18%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희토류 등 주요 전략물자에 대한 중국 지배력은 미국의 중대한 취약점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중국은 광물 시장 통제권을 정치적 또는 무역 분쟁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며 “중국이 통제하는 공급 중단이 장기화하면 미국과 서방의 민간 및 방위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중국이 고령화, 높은 수준의 기업 부채, 경제적 불평등과 중국에 대한 저항 증가 등 국내외적 도전에 직면해 있고, 이런 도전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