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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비 경쟁하는 강대국들… 英 7조 증액, 美도 최대 규모


미국, 영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국방 예산을 큰 폭으로 증액하고 있다. 서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중 패권 경쟁 등으로 안보 위협이 커지자 국방력을 강화하고 있고, 중국도 대만 통일 등을 명분으로 군사력 증강에 예산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전투기와 핵잠수함, 탄약 등 무기 조달 자금을 대폭 확대하는 2024년 회계연도(2023.10~2024.9) 국방예산 세부 내역을 공개했다. 2023년 회계연도보다 3.2% 많은 8420억 달러(약 1104조7000억원)로 역대 최대 규모다. 오스틴 장관은 “중국이 군 현대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미국의 우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적으로 중국을 억제할 군 전력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시험·평가에 1450억 달러, 무기 조달에 1700억 달러를 책정했다. F-22, F-35, F-15EX 전투기 등 공중 전력에도 611억 달러를 배정했다. 특히 미사일 방어 프로그램의 연구개발시험평가(RDT&E) 및 조달 예산으로 148억 달러가 투입됐다. 전년 대비 약 20% 늘어난 규모다.

영국도 이날 외교안보 전략을 업데이트한 통합보고서(IR)를 발표하고 2년간 국방비를 50억 파운드(약 7조9000억원) 증액한다고 밝혔다. 그중 30억 파운드는 방위 산업 인프라 강화와 미국·영국·호주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이행 등에 배정된다. 19억 파운드는 우크라이나에 보낸 무기를 교체하고 군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국방비 목표는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5%로 세웠다. 리시 수낵 총리는 “불안정성을 일으키는 국가들과 경쟁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세계 안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달 28일 전년 대비 26%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의 6조8000억 엔(약 66조8800억원) 국방 예산을 통과시켰다. 또 올해부터 5년 동안 방위비 총액을 43조 엔으로 늘리기로 했다.

중국도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지난해보다 7.2% 늘어난 1조5537억 위안(약 296조3000억원) 규모의 국방 예산을 보고했다. 미국과의 갈등 격화에 대비하고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일본과 영국,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16일 도쿄 방위성에서 차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을 협의하기 위해 3자 회담을 개최한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장은현 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