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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잇단 은행권 혼란에도 3개월 연속 ‘빅스텝’…“추가 인상 여지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상했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으로 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에도 여파가 미치면서 금융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석 달째 ‘빅스텝’을 단행했다.

ECB는 16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3.0%에서 3.50%로 종전보다 0.5%p 올리고,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3.0%와 3.75%로 기존 대비 0.5%p 올렸다고 밝혔다. ECB는 지난해 9월과 10월 주요 정책금리를 두 달 연속 0.75%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으며, 지난해 12월 0.5%p 올리는 ‘빅스텝’으로 복귀한 뒤 3회 연속 인상 속도를 유지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 방향에서 “물가상승률이 오랫동안 지나치게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돼 중기 물가상승률 목표치 2%로 제때 복귀하기 위해 오늘 금리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유로존(유로화사용 20개국)의 은행부문은 튼튼한 자본과 유동성을 보유한 덕에 회복력이 있다”면서 “ECB는 필요시 어떤 경우에도 통화정책의 순조로운 파급이 가능하도록 유로존 금융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할 정책적 수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ECB는 향후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추가 인상 여지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우리는 물가상승률과 단호히 싸워나갈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줄어들었을 때 물가상승기조가 유지된다면 우리는 추가로(인상)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ECB는 이날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지난해 전망에 비해 하향조정했지만, 오는 2025년까지 중기 물가 목표치로 복귀하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ECB는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올해 5.3%, 내년에는 2.9%, 2025년에는 2.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했던 6.3%(2023년), 3.4%(2024년), 2.3%(2025년)에 비해 하향조정한 것이다.

다만 ECB는 올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에너지·식료품 제외) 상승률은 4.6%로, 지난해 12월 전망치보다 상향조정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이 2024년에는 2.5%, 2025년에는 2.2%로 내려올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존의 2월 물가상승률은 8.5%로 전달의 8.6%보다 상승세가 소폭 둔화했으나, 근원물가 상승률은 5.6%로 전달의 5.3%보다 상승해 유로화 도입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ECB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0%로 지난해 12월 0.5%로 전망한 것보다 상향조정했다. 내년과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6%로 하향조정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각각 1.9%와 1.8%를 전망했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