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러 대학이 학생들에게 ‘밖에 나가 연애하라’며 일주일의 봄방학을 시행하기로 했다. 젊은이들의 결혼·연애 기피가 사회문제로 떠오른 중국의 실상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23일 사천일보 등에 따르면 쓰촨성 청두의 4년제 대학인 쓰촨서남항공직업학원은 홈페이지에 다음 달 1일부터 일주일간 봄방학에 들어간다고 공지했다. 중국의 명절인 청명절(4월 5일) 전후로 수업을 쉬도록 한 것이다. 봄방학의 주제는 ‘나가서 꽃구경하고 연애하라’다. 이 학교 외에 면양비행직업학원 청도항공과학기술직업학원 등도 같은 기간 봄방학을 시행한다. 푸젠성 샤먼, 저장성 항저우 등 다른 지역 학교들도 봄방학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포털과 SNS에는 이들 학교의 봄방학 소식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고 ‘학생들에게 연애를 장려하는 학교’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화제가 됐다. 전국으로 확대하자는 호응 속에 “대학이 학생들에게 연애를 장려하다니 시대 변화를 실감한다” “젊은이들의 결혼 기피 풍조가 반영된 것”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중국에선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연애, 결혼, 출산을 피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16년 한자녀정책을 폐기하고 출산·육아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여러 장려책을 내놓고 있지만 출산율 저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연간 출생 인구는 956만명으로 1950년대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