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2022년 매출이 6423억 위안(12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356억 위안(6조7500억원)으로 같은 기간 68.7% 줄었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은 31일 광둥성 선전 본사에서 열린 실적발표회에서 “지난해에도 경영 환경은 전과 다름없이 큰 압박을 받았고 전반적으로 경영 실적은 기대에 부합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화웨이는 2021년 매출 6368억 위안으로 2002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 역성장을 기록했다. 당시 매출은 줄었지만 순이익은 1137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75.9% 늘어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다.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 등 일부 사업 부문을 매각한 데 따른 효과가 컸다.
화웨이의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액은 1615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의 25.1%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 10년간 누적 투자 비용은 9773억 위안에 달한다. 총자산 규모는 1조 위안, 현금잔액은 1763억 위안, 자산부채율은 58.9%로 발표됐다.
멍 부회장은 지난해 화웨이가 직면한 상황을 ‘전시’에 비유하며 “눈이 매화의 나뭇가지를 누르고 있지만 우리는 다가오는 봄기운을 이미 느끼고 있다”며 “압박이 있지만 자신감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 때부터 지속된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겨냥한 발언이다.
에릭 슈 화웨이 회장도 “매화는 엄동설한을 버텨내고 핀다”며 “우리 앞에 놓인 압박과 도전은 거대하지만 우리에게는 성장 기회, 산업 조합의 유연성, 차별화 우위, 고객과 파트너사의 신뢰, 과감한 투자를 단행할 패기가 있다”고 강조했다.
선전=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