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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남가주, 산불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 배워야

LA를 비롯한 남가주 지역에는 매년 연례행사처럼  대형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인데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폭염이 심해지면서 산불도 더욱 강도높게 자주 발생하고 있는 모습이다.

비가 많이 내리면 화재 연료가 되는 식물들이 급성장해 산불을 불러오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도 식물이 마른 장작 상태가 되면서 역시 산불이 확산된다.

이에 따라 이제는 남가주에서 산불을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산불과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주거지를 너무 산에 접근하지 않고 어느 정도 거리를 둠으로써 인간의 삶과 산불 사이에 충분한 공간을 만드는 방법과   화재에 강한 건물 건축 등이 구체적인 대안으로 제시됐다.

주형석 기자입니다.  

남가주의 대표적 지질학자가 산불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면서 산불을 없앨 수없는 만큼 산불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UCLA 지질학 교수이자 White Mountain Research Center의 소장인 글렌 맥도널드 박사가 바로 그와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는 주인공이다. 

기후와 식물, 인간 활동 등의 관계를 제대로 잘 이해하기 위해서 장기적인 기록을 보면서 역사적 관점에서 불을 연구하는 글렌 맥도널드 박사는 LA 등 남가주에 매년 발생하는 산불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한다고 말한다.

글렌 맥도널드 박사는 지난 겨울에 보기 드물게 폭우가 계속 내리면서 올해(2023년) 산불이 예년에 비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는데 오히려 자연의 이상 현상이 산불의 기세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록적인 겨울 강수량과 이어진 봄의 시원한 날씨가 산과 해안에 걸쳐서 풀과 관목 등이 더 빠르고 튼튼하게 성장할 수있는 환경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식물의 성장은 산불이 일어날 때 불길이 크게 확산될 수있는 땔감이자 연료가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글렌 맥도널드 박사는 전했다.

실제로 여름인 7월에 폭염이 몰아치면서 많은 비와 시원한 날씨 등으로 인해서  습기가 가득했던 식물이 급격히 건조해졌고 산불 연료가 될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남가주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산불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글렌 맥도널드 박사는 특히 지난 수년간 기록적인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겨울의 폭우, 봄의 선선한 날씨 등으로 급격한 식물의 성장이 이뤄지면서 다시 큰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게됐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번 가을이나 겨울에 남가주 지역에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다면 올 하반기에 발생하는 산불이 내년(2024년)까지 계속될 수있다고 예측했다.

우기에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식물이 더 건조돼 연료가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글렌 맥도널드 박사는 동료 연구원들과 함께 1980년부터 2020년까지 CA 주에서 일어난 연간 산불 피해 규모와 산불 건수에 대한 Data를 분석했다.

약 2년여에 걸친 분석 결과 CA 주에서 일어나는 산불이 지난 40년 동안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있었다.

CA 주에서는 400만 에이커 이상이 불에 탄 2020년이 산불의 절정이었다.

글렌 맥도널드 박사는 좀 더 정확한 파악을 위해 타 주들과도 비교했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모두 산불이 증가한다는 공통점이 나왔다.

이에 따라 글렌 맥도널드 박사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산불 증가가 지역을 막론하고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다.

그래서 글렌 맥도널드 박사는 산불과 맞서려는 불과의 전쟁보다는 산불과의 공존을 현실적 대안으로 내놓고 불과 함께 살 것을 주장한다.

글렌 맥도널드 박사가 생각하는 산불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방법은 화재에 강한 건물을 짓고, 산불을 방어할 수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 등이다.

어차피 산불은 인간이 완벽하게 막아낼 수없는 자연의 섭리인 만큼 대형 산불 발생에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있는 길을 찾아내야한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