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0일) 열린 제96회 아카데미(오스카상) 시상식은 파격적인 '누드 시상'이 연출돼 화제가 됐다.
프로레슬러 출신 배우 존 시나는 어제 헐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의상상 시상자로 나서며 주요 부위만 가린 채 나체로 무대에 오르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사회자 지미 키멜은 지난 1974년 제46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행사 도중 돌연 한 벌거벗은 남성이 무대 위에 뛰어올랐던 황당한 순간을 언급했고, 당시의 장면을 담은 영상이 재생됐다.
키멜은 "쇼킹했던 순간의 50주년"이라면서 "1974년 제4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호명하던 중 한 남자가 발가벗고 무대를 가로질렀다”며 “무대에 홀딱 벗은 남성이 가로지른다면 어떻겠나, 정말 놀랍지 않으시겠나"고 말했다.
이때 무대 구석에서 웃통을 벗은 존 시나가 고개를 내밀었다.
키멜은 "할 일을 하시라"고 했지만, 시나는 "마음이 바뀌었다. 하고 싶지 않다. 이건 옳지 않다. 점잖은 자리다"고 망설였다.
키멜이 다시 "발가벗고 레슬링도 하면서 왜 그러느냐"라고 종용하자, 시나는 "남자의 몸은 웃음거리가 아니다"라며 수상자가 적힌 봉투로 중요 부위만 가린 채 무대 앞으로 걸어나왔다.
이러한 연출에 관객석에서는 폭소가 나왔다.
시나는 “가장 중요한 게 어쩌면 의상 아닐까 싶다”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수상 후보작을 보여주는 영상이 펼쳐지는 동안 그는 스태프와 키멜의 도움을 받아 고대 로마풍의 황금색 커튼을 두르고 등장해 의상상 수상자를 호명했다.
의상상은 영화 ‘가여운 것들’에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