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벌어지는 미국과 영국 정상들의 회담을 앞두고 영국 측이 먼저 움직이면서 분위기를 다지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전격 국방비 증액을 발표한 것이다.
英 일간지 The Guardian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워싱턴 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중요한 방문을 하기 전날인 어제(2월25일) 국방비 지출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미래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국가들 사이에 갈등이 벌어짐에 따라 2027년까지 영국 GDP의 2.3%인 군사 지출을 2.5%로 지금보다 0.2%p 정도 더 늘리기로 한 것이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진정한 동맹국이라면 동맹국 간의 모든 거짓 선택을 거부해야 한다며 대서양의 한쪽이든 다른 쪽이든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거짓 선택을 하는 것은 영국의 역사, 국가, 당에 어긋난다며 올바른 결정의 중요성을 키어 스타머 총리는 의원들에게 말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특히 미국과 영국의 관계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동맹’이라고 단언하면서 이번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때 이 관계가 더욱 강력해지기를 개인적으로 가장 바란다는 점을 분명히 밝힐 것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의 국방비 지출 증액을 환영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하는 만큼의 국방비 인상이 아니라고 평가절하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측에 국방비를 GDP 대비 최소 5%로 인상할 것을 촉구한 상태다.
따라서 2027년까지 GDP 대비 2.5%까지 늘리는 것은 5% 정도를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는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번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리는 美-英 정상회담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키어 스타머 총리는 늦어도 2029년에 그러니까 다음 총선 이후 시작될 차기 의회에서 GDP 대비 3%까지 국방비를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자신이 내세운 그 최종 목표가 실제로 2029년 당시의 재정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유동적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분위기를 감안하면 키어 스타머 총리의 그런 정도 구상에 만족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앞으로 유럽의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 예산을 써가면서 노력하지 않을 것임을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있다.
이번 워싱턴 DC 美-英 정상회담이 기존 美-英 동맹에도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인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