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의 간판 프로그램 60 Minutes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소송을 마무리 짓기 위해 파라마운트(Paramount)가 거액의 합의금을 제안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캘리포니아 주 상원이 정식 조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해 전직 CBS 뉴스 고위 간부들에게 캘리포니아 주 의회 증언 출석 요청서도 발송됐다.
이 조사는 파라마운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대 1,500만여 달러 수준의 합의금을 제안했다는 월 스트리트 저널의 단독 보도가 나온 직후에 시작됐다.
현재 진행 중인 미디어 그룹 스카이댄스(Skydance)의 8억 달러 규모의 파라마운트 인수합병 승인 과정과도 맞물려 있어 매우 중요하고 심각한 사안이라는 것이 캘리포니아 주 의회가 바라보는 시각이다.
주 상원 “언론 자유와 공정한 규제 원칙 위협”
캘리포니아 주 상원 에너지 통신위원회와 법사위원회를 이끄는 조시 베커 상원의원과 토마스 엄버그 상원의원은 바로 어제(5월30일) 전 CBS 뉴스 간부인 빌 오웬스(Bill Owens)와 웬디 맥마흔(Wendy McMahon)에게 이번 사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내용의 공동서한을 발송했다.
공동서한에서 2명의 캘리포니아 주 상원의원은 CBS 측에 대해서 합의 시도는 언론 보도를 위축시키고, 정치적 소송이 규제 압박과 함께 성공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 측과의 합의 시도가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2명의 주 상원의원은 이것이 캘리포니아 언론의 신뢰와 자유 언론, 공정한 규제 체계라는 민주주의의 두 축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CBS 방송사의 내부 윤리 관련해서도 우려를 표했는데, 2명의 간부가 이번 논란에 휩싸여 사임한 것을 콕 찝어서 언급하면서 파라마운트 내부의 보도 윤리와 편집 독립성에 대한 충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2명의 주 상원의원은 캘리포니아 주 상원 청문회에 CBS 경영진이 자발적으로 출석할 것을 서한에서 요청했다.
그러면서 자발적으로 출석하지 않더라도 필요한 경우 법적 소환권(subpoena)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도 명확히 밝혔다.
트럼프, "60 Minutes 편집으로 정신적 고통" 주장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2024년) 11월 대선 직전 방송된 60 Minutes의 인터뷰 편집이 부정확했다고 주장하며, 텍사스에서 소비자 보호법을 근거로 200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인터뷰는 11월 대선일을 며칠 앞둔 시점에서 진행된 것으로, 트럼프 당시 후보 측은 "편집으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방통신위원회, FCC의 브렌든 카(Brendan Carr) 신임 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소송 제기에 이은 방송사의 거액 합의금 지불이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 합병 심사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시사했다.
워싱턴 정치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CBS의 합의 시도가 보는 관점에 따라서 '정치적 뇌물'로 간주될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실제로 엘리자베스 워렌(매사추세츠), 버니 샌더스(버몬트), 론 와이든(오리건) 등 3명의 연방상원의원은 지난주 공동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CBS의 금전적 합의가 연방법 위반 소지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에서 대통령 후보급으로 비중있는 거물 정치인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CBS 사이에서 전개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서면서 관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트럼프는 "더 큰 금액 원해"…합의는 아직 진행 중
월 스트리트 저널과 Deadline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CBS의 모회사인 파라마운트가 약 1,500만 달러 정도로 추정되는 매우 많은 액수의 '8자리수' 합의금을 제안했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한 상태다.
파라마운트의 1,500만달러에 달하는 제안을 받고 나서 트럼프 대통령 측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더 많은 금액을 요구 중이며, 합병 승인 여부를 지렛대로 삼아 계속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파라마운트와 스카이댄스 측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