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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IU 캘리포니아 회장, ICE 단속 중 체포돼 논란

미국에서 가장 큰 노동조합의 지도자가 이민 단속 현장에서 체포돼 파문이 일고 있다.

전국 최대 노동조합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SEIU(전미서비스노동조합)의 캘리포니아 지부 회장이자 SEIU-서부지역서비스노동자연합 데이비드 후에르타(David Huerta) 회장이 이민세관단속국, ICE의 LA 시내 단속 현장에서 전격 검거됐다.

이에 따라 전국적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어제(6월6일) LA 다운타운 연방 이민단속 현장에서 데이빗 후에르타 회장은 직접 나타나 관찰하던 중 연방 요원에게 밀쳐져 머리를 다치고 체포됐다.

데이빗 후에르타 회장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LA 메트로폴리탄 구치소로 이송돼 현재 수감 중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전미서비스노동조합은 공식 성명을 통해 데이빗 후에르타 회장이 평화적으로 관찰하던 중이었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ICE 요원에 의해 부상을 입고 체포됐다며, ICE가 잘못된 사람, 잘못된 도시, 잘못된 조합을 건드렸다고 전미서비스노동조합은 ICE와 무리한 단속 행위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데이빗 후에르타 회장과 더불어 75만여 명의 조합원들이 모두 함께 나서서 ICE의 불법적인 단속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제 상황에 대해 노동계 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강한 비판이 이어졌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공식 성명을 내고 데이빗 후에르타 회장이 노동자들의 존경받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데이빗 후에르타 회장이 어제 한 일이 옆에서 단순히 지켜본 것뿐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정부 활동을 목격했다는 이유로 다치는 것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샤 르네 페레즈 캘리포니아 주 상원의원(D-패서디나)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벌이는 이민자 공동체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이 지금이라도 즉각적으로 중단돼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린다 산체스 연방하원의원은 데이빗 후에르타 회장과 관련해 헌법적인 권리를 행사한 노동 지도자를 폭력적 수단으로 체포했다며 그것이야말로 모든 노동자와 이민자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노동계와 정치권의 비난과 공세에 대해서 ICE와 연방 법무부는 정당한 법 집행을 방해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빌 에세일리 캘리포니아 Central District 연방검사는 성명을 통해 데이빗 후에르타 회장이 연방 수색영장을 집행하던 현장에서 ICE 요원들의 차량을 고의로 가로막는 행위를 저질렀다고 반박했다.

빌 에세일리 연방검사는 데이빗 후에르타 회장이 ICE 단속을 방해해 연방법 위반으로 체포됐고, 9일(월) 기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ICE는 어제 LA 전역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최소 44명을 체포했고 이 때문에 LA 다운타운 곳곳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일부 시위대와 연방 요원 간 충돌이 발생했으며, 경찰은 최루 스프레이와 연막탄을 사용해 강제 해산시켰는데 그런 과정에서 데이빗 후에르타 회장도 체포된 것이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수감 중인 데이빗 후에르타 회장은 이번 일은 자신의 개인에 대한 일이 아니라고 공식 성명에서 언급했다.

데이빗 후에르타 회장은 지금 공동체 전체가 함께 맞서야 할 매우 부정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티아 오르 전미서비스노동조합(SEIU) 캘리포니아 사무총장은 국가를 먹이고, 노인을 돌보며, 일터를 청소하고, 집을 짓는 필수적인 존재가 바로 이민 노동자라는 사실을 누구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민 노동자들을 체포하고,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이 같은 무분별한 이민단속이 경제와 지역사회를 해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강화된 이민 단속 정책이 지역사회와 시민 권리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논란을 재점화시키고 있으며, 노동계의 향후 법적 대응과 정치적 여파 등이 주목되고 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