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내년(2026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메디케이드(Medicaid) 삭감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 여론을 이용하려고 하고 있지만, 그 효과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이 통과시킨 이른바 ‘One Big Beautiful Bill Act’는 메디케이드에 대한 주요 예산 삭감과 노동요건 강화 조항을 담고 있지만, 그 대부분은 오는 2027년 이후에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미 7년 전이었던 2018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측의 오바마케어(ACA) 철회 시도에 대해 반대하며 연방하원 다수당을 탈환했던 전략을 다시 꺼내 들었다.
하지만 일부 민주당 후보들은 올바른 전략인지 의구심을 나타내면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다.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당장 피부로 와닿지 않는 정책이어서 아무리 경고를 해도 실감하기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그것이다.
켄터키 주에서 연방하원의원에 도전하고 있는 민주당의 셜린 스티븐슨 전 주 하원의원은 본인이 메디케이드 수혜자가 아니라면 아무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도시보다는 시골에서 먼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에 따른 영향이 이미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병원 운영 예산을 장기적으로 계획해야 하는 농촌지역 의료기관들이 우선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셜린 스티븐슨 후보가 출마한 켄터키의 지역구에는 총 6개 이상의 병원들이 위치해 있는 상황인데 이들은 약 20만여 명에 달하는 상당히 많은 숫자의 메디케이드 수혜자들을 진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들 남부와 중부 지역 등을 중심으로 건강보험 삭감의 영향을 조명하는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열고, 유권자들에게 ‘향후 닥칠 수있는 변화’를 상기시키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법안에 포함된 팁 소득 세금 공제 같은 인기 있는 조항을 앞세워 역공에 나서고 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NRCC)는 민주당의 비판에 대해 과도하게 위험을 부각시키며 두려움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번 법안이 대중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정책 여론조사 기관인 KFF의 조사에 따르면, 무당파 유권자의 63%는 One Big Beautiful Bill Act가 건강보험을 빼앗을 수 있다고 한편에서 우려하고 있는데, 노동요건 강화에는 찬성 의견이 많아 메시지가 혼재된 상태다.
즉, 유권자 입장에서 이번 법안에 유리한 측면과 불리한 측면이 혼재돼 있어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또한 캘리포니아의 '메디칼(Medi-Cal)', 오클라호마의 'SoonerCare'처럼 각 주마다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을 부르는 명칭이 다르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연방 차원의 삭감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민주당 입장에서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데 변수가 될 수있다.
민주당은 올가을 열리는 뉴저지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를 전국 유권자들에 대한 메시지의 시험 무대로 보고 있다.
뉴저지에서는 민주당 미키 셰릴 연방하원의원이 공화당 상대 후보를 향해 "메디케이드 삭감을 지지한 인물"이라고 강력하게 공격하면서 비판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전략가들은 전국적인 이슈에만 매몰되지 말고 지역 현안, 생활 밀착형 공약으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밀어붙인 메디케이드 개편이 본격 시행되기 전이라도 유권자 인식을 제고하는 것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위스콘신에서 출마한 레베카 쿡 민주당 후보는 워싱턴에서는 항상 이렇게 ‘뒤통수 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진짜 메시지는 삭감이 현실화되기 시작하는 몇년 후에 유권자 스스로가 만들어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일부 온건파 중도 성향 의원들은 지방병원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조항만큼은 수정하자는 움직임도 보여, 앞으로 정책적인 수정 가능성까지도 제기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메디케이드 ‘메디칼’ 수혜자 수는 약 1,200만 명 이상이며, LA 카운티 한인 커뮤니티도 상당수가 그 영향을 받고 있다.
보건예산 삭감 여부는 2026년 중간선거는 물론, LA지역 한인사회 의료 접근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