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의 고교 졸업 예정자들 중에서 이민자 부모를 둔 학생들이, 연방 학자금 보조 신청서(FAFSA)를 지난해(2024년)보다 더 많이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정부의 개인정보 공유와 이민단속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 학생지원위원회(California Student Aid Commission)에 따르면, 영주권이나 시민권이 없는 부모를 둔 고등학생의 FAFSA 신청은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1년 만에 35%나 증가한 것이다.
이는 연방이민세관단속국, ICE가 다른 정부 기관들과 Data를 공유한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이뤄진 결과다.
올해(2025년) 5월 2일 마감 기준으로, 이른바 혼합 신분 가족(mixed-status families) 출신 고등학생들의 FAFSA 신청은 2023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됐다.
지난해에는 부모의 사회보장번호(SSN)가 없을 경우 신청 자체가 막혀 수천여 명의 학생들이 아예 지원하지 못했다.
LA 호손 고등학교를 졸업한 재닛(Janet)은 부모와 함께 FAFSA를 처음 작성하던 날을 떠올리며 다소 긴장했지만, 부모님이 자신과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재닛의 부모는 신분 노출에 따른 추방 위험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딸의 대학 진학을 더 중요하게 여겨 신청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University High School Charter를 졸업한 알론드라(Alondra)는 부모의 정보가 이미 세금 보고 등을 통해 정부에 들어갔다며 FAFSA 신청이 그 위험을 크게 높이진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L.A. 카운티 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한 안젤라(Angela)는 자신은 미국 시민권자여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지만, 신분 문제로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친구들을 보며 약간의 미안함을 느낀다고 말하고 현재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지난해에는 FAFSA 프로그램에 대한 개편이 이뤄졌는데, 당시 시스템 오류와 연방 교육부의 인력 부족으로 많은 학생들이 신청하는 것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Cal State 새크라멘토의 페르난다 아르테아가(Fernanda Arteaga)는 전화 연결조차 어렵고 시스템 오류로 4개월이나 걸렸다며, 결국 학기 중에야 학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힘든 기억을 떠올렸다.
연방의회 회계감사국(GAO)은 지난해 10월 FAFSA 콜센터의 74% 이상 전화가 연결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FAFSA와 관련된 부서의 인력 감축도 기술 오류 해결을 어렵게 만든 원인으로 꼽혔다.
올해 들어서 신청 시스템 오류가 상당한 정도 개선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교육부 구조조정을 비롯해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
연방 대법원은 이 달(7월) 들어서 지난 14일(월), 트럼프 대통령의 교육부 축소 명령이 계속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캘리포니아 주는 이처럼 여러가지 이유와 불안감으로 연방 FAFSA 신청이 어려운 이민자 가정의 학생들을 위해서 드림법(Dream Act) 지원서(CADAA)를 그 대안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드림법 지원은 연방기관과 개인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캘리포니아 주 프로그램이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다.
사샤 르네 페레즈(Sasha Renée Pérez) 캘리포니아 주 상원의원은 지난달(6월), 이 드림법 지원 제도를 혼합 신분 가족 학생에게 영구적으로 개방하는 법안, SB 323을 발의해 주목받았다.
사샤 르네 페레즈 주상원의원은 캘리포니아 학생들이 불안감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학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지금보다 더욱 안정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각 가정이 상황에 따라 연방 FAFSA와 드림법 중 자신에게 가장 안전하고 실익이 큰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