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LA 지역을 포함한 전국에서 기술 지원팀과 금융 기관, 정부 관계자를 사칭하는 ‘삼중 공격’으로 시니어들의 노후 자금을 노리는 금융 사기가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어 연방수사국 FBI LA 지부가 경고에 나섰습니다.
특히 이들 사기범들은 피해자의 취미나 관심사를 사전에 파악한 뒤 개인 맞춤형으로 접근하는 정교한 수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각별한 주의가 당부됩니다.
전예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 전역에서 시니어들을 타깃한 금융사기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연방 수사국 FBI LA 지부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유령 사기(Phantom Hacker Scam)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지난해(2024년) 이후 전국적으로 10억 달러 이상의 피해를 초래한 이 사기로 한인 시니어들도 주요 타깃이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FBI에 따르면 유령 사기는 세 단계로 진행되며 매우 치밀하게 설계돼 있습니다.
가장 먼저 기술 지원팀을 사칭한 뒤 전화, 문자, 이메일 등으로 접근해 피해자의 컴퓨터에 원격 접속 프로그램 설치를 유도합니다.
그 후 "금융 계좌에 이상 거래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로그인하도록 유도한 뒤 피해자의 재정 정보를 파악합니다.
다음으로 피해자의 은행 직원을 사칭한 전화가 걸려옵니다.
"계좌가 해외 해커에게 노출됐으니 자금을 안전한 계좌로 옮겨야 한다"며 공포심을 조장하고 수천 달러에서 수만 달러를 현금, 송금, 암호화폐 등으로 이체하라고 지시합니다.
이 과정은 하루나 이틀이 아니라 수일에서 수개월에 걸쳐 반복되며 피해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마지막으로 연방 정부 기관을 사칭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정부 보호 계좌로 자산을 옮기면 안전하다”며 또 다른 이체를 유도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계좌는 결국 사기범이 조작한 허위 계좌로 한 번 송금된 돈은 사실상 되찾기 어렵습니다.
사이버 보안 전문 기업 ‘체크포인트(Check Point)’의 피트 니콜레티 보안 책임자는 사기범들이 SNS 정보를 AI로 분석해 피해자를 맞춤 타깃으로 삼는다고 경고했습니다.
예를 들어 "콜벳 자동차를 수집한다"는 게시글을 본 뒤 “주문한 차량이 도착했다”며 배송비를 요구하는 가짜 이메일을 보내는 방식입니다.
더 큰 문제는 피해 회복의 어려움입니다.
피해 사실을 같은 날 바로 신고하면 10~15% 정도의 회수 가능성이 있으나 하루만 지나도 사실상 회수는 불가능하다고 니콜레티는 전했습니다.
FBI는 특히 LA 지역 한인을 포함한 시니어층에게 모르는 사람의 연락에 응하지 말고, 어떤 경우에도 원격 접속을 허용하지 말며 자녀나 가족과 사전 예방 대화를 나눌 것을 당부했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전예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