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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압바스 팔레스타인 수반 ‘UN 참석’ 막아 논란

美 국무부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 마흐무드 압바스 대통령과 80여 명의 팔레스타인 대표단 비자를 취소해, 다음 달 9월 NY에서 열리는 UN 총회 참석을 막았다.

이번 조치는 NY에 UN 본부가 있는 미국이 통상적으로 UN 회원국과 옵서버국 인사들의 입국을 보장해온 그동안의 관례를 깬 이례적 결정이어서, 국제 외교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오늘(8월30일) 성명을 통해서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 자치정부가 공식적으로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테러를 명확히 규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팔레스타인이 교육에서 테러 선동을 중단하고, 국제법정에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법적 공세를 중단하기 전까지는 평화 협상의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는 단호한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쿠바 출신의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미국에서도 정치적 성향이 대단히 극우적이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기돈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같은 미국 결정에 대해서 하마스의 폭력을 정당화하는 세력을 초청할 이유가 없다며 환영했다.

이같은 미국의 전격적인 결정은 이스라엘의 환영에도 불구하고 UN 본부 협정(Headquarters Agreement)에 위배될 소지가 매우 높다.

이 협정은 미국과 외교 관계가 없거나, 긴장 관계에 있어도 모든 UN 회원국과 옵서버국 대표가 NY에서 열리는 UN 회의에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테판 두자릭 UN 대변인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모든 회원국과 옵서버국이 UN 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협의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미국의 발표가 나오자 성명을 통해서 UN에서 팔레스타인이 옵서버국임에도 불구하고 대표단의 입국을 막는 것은 국제법과 UN 본부 협정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지금이라도 미국이 결정을 철회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프랑스를 비롯해 영국과 캐나다, 호주 등은 다음 달(9월) 열리게 되는 UN총회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공식 승인 결의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팔레스타인은 이미 UN 회원국 193개 중 절대 다수인 147개국으로부터 국가로 인정받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국경 확정이 안 돼 있고,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상당 지역이 이스라엘 정착촌으로 점령돼 있어 실질적 변화는 미미할 전망이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이 하마스 집단의 테러를 보상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2023년 10월 7일 남부를 기습해 1,200여명 사망과 251명이 인질로 붙잡히는 사태가 발생한 뒤에 가자 지구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개시해 지금까지 계속 공격하고 있다.

가자 지구 보건당국은 지금까지 6만3천 명 이상이 숨졌다고 전했다.

이번 미국의 비자 취소 조치는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논의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는 정치적 메시지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인하는 것이 하마스의 폭력을 정당화한다고 주장하며 국제사회의 논의에 제동을 걸고 있다.

그렇지만 유럽의 강국 프랑스를 비롯해서 미국과 가장 가까운 이른바 ‘Five Eyes’에 속하는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이 팔레스타인을 정식으로 국가로 승인하는 안을 지지하면서 서방 진영 내부의 이견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팔레스타인 대표단 비자 거부 사태는 향후 중동 평화 프로세스와 미국의 외교 리더십에 대한 평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