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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전기차 위기, 럭셔리 EV 판매 급감

고가 전기차 시장에서 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른바 ‘럭셔리 EV’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럭셔리 EV’ 생산량을 줄이거나 아예 중단하고 있고 중단할 수없는 경우에는 최대한 생산을 늦추고 있다.

세액 공제 폐지와 수요 둔화 등의 현상이 겹치면서 전기차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인데 상대적으로 35,000달러에서 판매 가격이 시작되는 현대 아이오닉 5이나 쉐보레 이쿼녹스 등 저렴한 전기차들이 럭셔리 전기차들의 부진을 틈타서 인기를 얻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포드 자동차는 전기차 시장에서 F-150 라이트닝 전기 픽업트럭이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지만 지난 9월 말, 연방의회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구매에 대한 연방 세액 공제 폐지를 결정하면서 판매가 급격히 감소했고, 특히 라이트닝처럼 크고 비싼 모델에서 두드러졌다.

현재 포드 라이트닝의 미래는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작 가격이 $55,000이고 고급 모델은 $85,000 이상인 이 럭셔리 전기차 트럭의 생산을 포드는 결국 중단하기로 했고, 생산을 재개할지 여부나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포드 라이트닝의 어려움은 더 큰 시장 변화의 일부이다.

오랫동안 미국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 S를 비롯해 GMC 허머, 포르쉐 타이칸 등 보통 $80,000 이상의 럭셔리 모델이 많았다.

그런데 이제 상황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고가 전기차 판매가 정체되면서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구매자들은 시작 가격이 약 $35,000 정도에 불과해 가격 경쟁력이 있는   쉐보레 이쿼녹스, 현대 아이오닉 5 같은 모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애리조나 주 딜러십을 운영하는 팀 호빅(Tim Hovik) 대표는 보조금이 사라지자, 고가 차량 판매가 정말로 둔화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것은 포드 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제너럴 모터스(GM) 역시 허머 EV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허머 EV 모델 등을 생산했던 미시간 공장은 내년 1월 재가동 예정이지만, 기존 2교대 대신 1일 8시간 1교대로만 운영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전기 캐딜락 생산 속도도 늦추고 있다.

전기차 선구자인 테슬라마저 럭셔리 차량들인 모델 S, 모델 X, 사이버트럭의 생산량을 크게 축소했다.

혼다는 럭셔리 모델인 어큐라 ZDX SUV를 단종했으며, 스텔란티스는 쇼룸에 출시되기도 전에 전기 램 픽업트럭 계획을 취소했다.

신생 자동차 제조사인 리비안도 현재 시장 상황에 대응해서 프리미엄 전기 SUV와 픽업트럭 생산을 늦추고 있으며, 내년(2026년)에 인기가 예상되는 저가 모델을 준비 중이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미국의 시장 변화와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수입 관세 때문에 계획을 바꾸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에 럭셔리 세단과 SUV의 전기 버전을 수입해 왔지만 최근에 들어서 역시 이 모두를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정해서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독일에서 생산되는 고급 전기 밴 ID.Buzz의 생산 속도를 늦추고 있다.

폭스바겐이 지배하는 독일 스포츠카 제조사 포르쉐는 지난 9월에, 여러가지 새로운 전기차 개발을 전격 중단하고 새로운 내연기관 모델 추가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포르쉐는 3분기에 약 10억 유로($11억)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폭스바겐과 포르쉐의 최고경영자 올리버 블루메(Oliver Blume) CEO는 9월 컨퍼런스 콜에서 독점적인 배터리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명확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서구 자동차 제조사에게 전기차 시장의 쇠퇴는 '뜻밖의 행운'이 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테슬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완성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모델, 특히 럭셔리 모델에서 가장 큰 손실을 보고 있어, 판매가 줄어들면 손실 규모도 작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 에드먼즈(Edmunds)의 제시카 칼드웰(Jessica Caldwell) 부사장은 전기 자동차 관련해서 많은 사람들이 하이엔드 럭셔리 EV 부문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업계에 닥친 모든 변화로 인해 예상했던 것과 다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10,000 이상의 대규모 할인이나 여러가지 리스 혜택을 제공하며 재고 처리에 나서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저가 모델로의 전환은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현재 약 12개의 전기차 모델이 $40,000 미만에서 시작하는데 닛산과 GM은 $30,000 미만 리프(Leaf)와 쉐보레 볼트(Bolt) 버전을 최근 출시했다.

포드도 이번에 라이트닝 생산 중단을 계기로, 장기적인 새로운 저가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라이트닝보다 작은 픽업트럭은 2027년에 출시될 예정이며, 시작 가격은 약 $30,000 정도로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